일본 아식스가 그동안 대표 이미지로 여겨졌던 '4선 디자인'을 과감하게 버린다. 아식스는 얼마 전 도쿄 긴자에 프리미엄 브랜드 '오니츠카 타이거' 콘셉트 스토어를 오픈했는데, '과거에 유행한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Z세대(199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아식스의 오니츠카 타이거가 Z세대 고객 확보에 브랜드의 생존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아식스는 오니츠카 타이거 론칭을 위해 아식스의 대표 무늬였던 4개의 선을 과감히 버릴 예정이다. 아식스는 오니츠카 타이거 긴자점 론칭을 위해 Z세대 집중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조사 결과 Z세대는 아식스의 4개 선을 전혀 대표 이미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식스는 오니츠카 타이거 시리즈에는 4개 선 사용을 자제하는 대신 새로운 디자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물론 브랜드 이미지의 정체성을 지켜왔던 디자인을 폐기하는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회사 내부에서도 여러 논의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단은 새로운 실험에 과감히 나서겠다는 결론이다.
여기에 도쿄 긴자에 오픈한 오니츠카 타이거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기존 아식스 모델이 아닌 Z세대를 겨냥한 신상 라인만 선보일 예정이다.
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가 긴자에 출점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는 보통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부야를 공략하기 때문이다. 긴자는 명품 전문점이 많아 한국의 청담동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상권이다.
그러나 오니츠카 타이거는 긴자 출점을 고집했다. 니케이는 "고집의 이면을 살펴보면, Z세대의 특징과 브랜드 가치를 둘 다 잡으려는 사고가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정보에 민감한 Z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이다. Z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품을 미리 보고 사러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시부야보다 입지가 좋고 오기 편한 긴자에 출점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 된 것이다.
여기에 이미 SNS를 통해 아식스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노출이 된 상태라는 점도 한몫했다. 현재 오니츠카 타이거를 대표하는 상품 '멕시코 66'의 경우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서 관련 게시물 조회 수가 1.1억회를 넘은 상태다. 이미 SNS를 통해 유명세를 알렸기 때문에 이제는 오프라인 스토어를 찾아 실물을 구경할 수 있게만 만들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긴자는 명품점이 많아 상권 자체가 차별화됐다고 느끼게 하고, 프리미엄 라인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에 아식스는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 디자인과 이례적인 상권 선택이라는 시도에 일본 언론도 아식스의 부활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아식스 측에서는 "고객도 변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해도 괜찮다"라며 "지속적인 이노베이션은 중요하다"고 니케이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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