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부터 다음 달 초까지 황금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 여행 수요와 맞물려 엔화를 모으는 환테크(환율+재테크) 족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주요 시중은행의 엔화예금 잔액도 증가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예금 잔액은 9932억엔으로 지난달 말(9537억엔) 대비 395억엔(4%)이 증가했다. 연중 저점인 지난 4월 말과 비교하면 72%(4144억엔)나 증가한 수치다.
엔화예금 증가세는 엔저를 바탕으로 환차익을 노린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보인다. 일본은행(BOJ)은 한국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을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서도 유일하게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 영향으로 엔저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연초 100엔당 970원대를 기록했던 원·엔화 환율은 4월 말 1004원대를 기록한 이후 내림세를 지속해 지난 18일엔 898원대까지 내려갔고, 전날 오후 2시 기준 904원대를 기록했다.
일본 여행객의 증가도 엔화 예금을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정상화되면서 일본 관광 수요도 상당하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12만9000명이다. 이는 전체 방일 관광객의 29.2%로 1위였다. 특히 이번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늘면서 엔화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엔화를 투자할 경우 선을 정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대수 신한은행 신한PWM 여의도센터 PB팀장은 "여행 목적이든 투자 목적이든 엔화를 갖고 있기에 나쁘지 않은 시기지만, 원·엔화 환율이 900원 선 밑으로 내려갈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에 단기간 거액의 목적성 자금을 투자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미순 TC프리미엄압구정센터 부지점장도 "연내 원·엔화 환율이 더 하락할 수 있어 1년 이상 보고 장기 투자하는 게 좋다"며 "기간과 금액을 나눠 분할 매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엔테크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하는 점 중 하나다. 최 부지점장은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로 정기예금과 자유입출금식 통장 이자 모두 0%대이기 때문에 금리 이득이 적고 ETF(상장지수펀드) 등 투자상품은 리스크가 있어 상품군 다양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의 일본 및 엔화 마케팅도 활발해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카카오페이는 후쿠오카의 복합 엔터테인먼트 시설 '보스이조'에서 연말까지 카카오페이로 결제 시 1인당 2회까지 50% 할인 혜택을 준다. 아울러 현지 편의점 '로손'에서 1000엔 이상 결제하는 사용자에 대해서도 연말까지 1인당 100엔 할인(최대 2회)을 제공한다.
BNK부산은행도 연말까지 모바일뱅킹 및 인터넷뱅킹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일본 잡화점 체인 '돈키호테'와 손잡고 환전 이벤트를 실시한다. 돈키호테에서 1만엔 이상 구매하면 기존 10% 면세 할인 혜택에 추가해 5% 할인을 담은 쿠폰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발급도 고려해볼 만하다.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여행 특화 카드로 다양한 국가에서 사용 가능한 외화를 환율 100%의 우대를 받아 충전할 수 있다. 또 해외 사용 시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면제, 현지 현금인출기 ATM(자동입출금기)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 등이 있다.
이 외에도 트래블월렛 우리카드는 국내 이용 금액의 1%와 해외이용 금액의 2%를 트래블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고, 트레블페이 및 해외신용 결제금액에 대해 비자 브랜드 이용 수수료 1.1%와 해외이용 수수료 0.3%를 면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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