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영장심사, 구속 여부 오늘 판가름

26일, 영장실질심사 받으러 녹색병원서 출발
구속 여부, 이르면 오늘 밤 결정…여야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정치 생명을 좌우할 갈림길에 섰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는 이 대표는 구속될 경우 사퇴 압박, 불구속 때는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여야 모두 이 대표 영장심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연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연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단식 중 입원했던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나와 서울중앙지법으로 출발했다. 한 손에 지팡이를 쥔 이 대표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대표는 병원 앞 지지자들로부터 "대표님 힘내십시오" 등의 응원을 받으며 같은 당 정청래·고민정·서영교 의원 등과 악수한 뒤 승용차에 올라탔다.

이날 심문은 검찰 수사의 정당성과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이 달린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번 심사에서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위증교사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이 다뤄진다. 백현동 의혹과 관련해선 민간업자에 특혜를 제공해 막대한 이익을 몰아줘 성남시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가 적용됐고, 로비스트 김인섭 씨 측근에게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재판에서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와 경기지사 시절 방북 비용 등을 쌍방울 그룹이 대신 내게 한 혐의도 받는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연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연루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구속에 무게를 싣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오늘은 이재명 대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부의 명운이 걸린 날"이라며 "제1야당의 대표라는 지위가 영장 기각 사유가 된다면 사법부 스스로 특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강성지지자들의 탄원서가 영장 기각 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겁박을 통해 받아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탄원서 또한 영장 기각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에서는 영장 담당 판사와 한동훈 장관에 대한 가짜뉴스까지 생산하면서 좌표 찍기를 하고 있지만, 이것은 명백한 사법 방해"라며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민주당은 전직 국회의장 4명(정세균·문희상·임채정·김원기), 당원·지지자 등 온·오프라인에서 89만4117명이 서명한 영장 기각 탄원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6명을 제외한 161명이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검찰의 부당한 영장 청구를 법치와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가 막아달라는 취지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이재명 대표는 검찰 소환과 재판에 성실히 응하면서도 결코 당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민주당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정당 활동을 위해 대표의 업무지회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민이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해서라도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당내에서도 영장 심사를 하루 앞두고 '기각'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불구속 수사 원칙과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상상력과 염원만으로 제1야당 대표를 구속하겠다고 한다"면서 "정치검찰의 무도한 구속 영장은 기각돼야 한다"고 했고, 최고위 회의에서는 최고위원들이 사법부를 향해 압박 발언이 쏟아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권의 제1야당 대한 정적제거용 정치 수사는 여론몰이 수사로,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한 사법부의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고,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찰이 내세우는 혐의는 터무니가 없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도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기각(불구속)'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꼽고 있지만, 향후 당내 갈등 봉합이 과제로 남는다. 특히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될 경우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에 나와 "만약 기각이 된다면 일차적으로 가장 먼저 민주당 내에서 굉장히 심각한 갈등이 그대로 표출될 것"이라면서 "비명계에 대한 학살이 사실상 공개적으로 자행되면서 인민재판식의 어떤 압박(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물론 그 이후에 우리 정부와 여당을 향한 민주당의 거센 공격도 예상이 된다"며 "그럴 경우 결국은 사실과 민생, 그다음에 협상과 타협 이와 같은 정도를 걸을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그렇게(분당, 내홍 등) 하면 우리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한심한 생각"이라면서 "국민들이 봤을 때 국민의힘 하면 떠오르는 정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의힘 하면 우리 삶에서 뭘 어떻게 바꿔줄 것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잡히는 것이 없다"며 "그것도 없는 상태에서 지금까지 해 왔듯이 야당의 실수나 이재명만 가지고 대처해본다(하면) 그게 먹히겠나"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