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Bennu)'의 흙과 자갈 등의 샘플을 채취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의 캡슐이 발사 7년만인 24일(현지시간) 오전 지구에 귀환했다.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오시리스-렉스의 소행성 샘플 캡슐은 이날 미국 유타주 사막에 있는 국방부 유타 시험·훈련장에 낙하했다. 이 캡슐의 귀환은 2016년 9월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센터에서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에 실려 발사된 지 7년만이다.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는 10억 달러(약 1조3300억원)가 투입된 프로젝트다. 오시리스-렉스 샘플 캡슐은 2018년부터 2년여간 베누 궤도를 돌았고, 이후 2020년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이 샘플 캡슐을 다시 회수해 2021년 5월 지구로 귀환하기 시작했다. 탐사선이 베누로 향하고 돌아오기까지 총 38억6000만 마일 비행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날 지구 상공을 비행하던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6만3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이 캡슐을 지구로 보냈고, 4시간 후 예정된 목적지에 착륙했다. 캡슐은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분 일찍 떨어졌다. NASA는 이 캡슐의 낙하산이 예상보다 4배 높은 2만 피트 높이에서 열려 '조기 터치다운'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샘플 캡슐은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JSC)로 보내져 분석에 들어간다. NASA는 그중 일부를 캐나다, 일본 등 오시리스-렉스 탐사선 프로젝트를 함께한 파트너국 우주탐사국에 보낼 예정이다. 또 샘플의 75% 이상은 미래 세대를 포함한 전 세계 과학자들의 추가 연구를 위해 JSC에 보존할 예정이다.
오시리스-렉스 샘플 캡슐이 근접한 소행성 베누는 지구에서 1억3000만㎞ 떨어진 곳에서 태양 궤도를 돌고 있다. 캡슐에는 베누의 흙과 자갈 등이 250g가량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행성에서 채취한 것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다. CNN은 45억년된 샘플이 오염 없이 보존돼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JSC 내부 전용 클린룸에서 향후 2년간 암석과 토양을 분석할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생성 초기의 물질들이 포함된 소행성 샘플을 분석하면 베누와 같이 탄소가 풍부한 소행성이 지구에 생명체가 출현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태양계 초기에 행성들을 이루고 남은 베누 같은 암석형 소행성들이 초기 지구에 충돌하면서 탄소가 들어 있어 생명체 구성 요소가 될 수 있는 유기물질을 지구에 전달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로리 글레이즈 NASA 행성 과학 책임자는 "소행성 베누가 죽어가는 큰 별과 초신성 폭발로 형성된 태양계의 가장 오래된 물질을 대표한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NASA는 어떻게 우리 태양계가 형성되고 진화해왔는지 우리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이러한 임무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누가 2182년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제기될 정도로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 확보한 물질이 소행성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CNN은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지구 근처 소행성의 수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소행성이 지구에 가장 근접할지, 언제 접근할지를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베누 샘플 캡슐을 지구에 떨군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2029년 또 다른 잠재적 지구 위협 소행성인 '아포피스(Apophis)' 탐사 활동을 벌이기 위해 비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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