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혀온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하는 리스크를 막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불라드 전 총재는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적정 속도로 하락해 적당한 기간에 2% 물가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보험'으로 (추가 금리 인상이) 좋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퍼듀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으로 자리를 옮긴 불라드 전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에 있을 당시에도 고강도 금리 인상을 주장해 강경 매파로 분류돼온 인물이다.
Fed는 전날까지 진행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5.25~5.5%로 동결하는 한편,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새로운 점도표에서 2024년 말 금리 중앙값은 기존 4.6%에서 5.1%로, 2025년 말 금리 중앙값은 3.4%에서 3.9%로 상향했다. 이는 Fed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더라도 예상보다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기간 이어질 것임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불라드 전 총재는 "이치에 맞다"면서 "연착륙에 대한 전망은 매우 좋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전까지 착륙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올해 남은 FOMC는 11월, 12월 등 두 차례다.
이른바 매파적 동결을 결정한 9월 FOMC 직후 시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금리가 사실상 영구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FOMC에서 당국자들이 금리가 이전 예상만큼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면서 "일부 당국자들은 전망, 논평을 통해 현재의 높은 금리가 장기화하는 수준이 아니라 영원히(forever) 지속될 수 있음을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최근 몇개월간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증시가 부진한 이유도 중립금리 상승에서 찾았다. 이어 "현재 금리가 수요나 인플레이션을 둔화하지 않는다면 중립금리는 더 높아야 하고 통화정책은 긴축적이지 않은 것"이라며 "더 높은 금리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중립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며 '역사적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끝날 수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번 FOMC를 계기로 재차 중립금리 상승에 따른 고금리 고착화 전망에 주목한 것이다.
전날 제롬 파월 Fed 의장 역시 현 금리에도 경제, 노동시장이 탄력성을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중립금리 상승을 꼽았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금리 수준을 가리킨다. 다만 파월 의장은 중립금리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과거에도 중립금리를 명확하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처럼 추정치에 기반한 통화정책에 신중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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