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 주민 시신 인도할 테니 통신선 답변 달라"

인천 석모도서 北 주민 추정 시신 발견
北, 지난해부터 '시신 송환' 무응답 일관

정부는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북한으로 인도하길 원한다며 북한에 관련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북한은 지난 4월부터 남측과의 통신을 단절한 상태로, 주민들의 시신을 인도하겠다는 제안에도 무응답으로 일관해오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10일 인천 석모도 상리 해안에서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발견해 인근 병원에 안치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해당 시신은 신장 170㎝ 남성으로, 복장과 휘장, 메모 등 유류품으로 볼 때 북한 주민으로 추정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측은 인도주의와 동포애 차원에서 시신과 유류품을 판문점을 통해 오는 26일 오후 3시께 북측에 인도하고자 한다"며 "북측은 남북 통신선을 통해 입장을 신속히 알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담긴 휘장(배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이 담긴 휘장(배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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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이 시신을 인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해 11월, 올해 6월에도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북측에 인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북한 당국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당시에도 시신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이 담긴 휘장(배지)이 함께 발견됐다. 북한은 통상 김일성 부자의 초상이 담긴 휘장이나 북한식 주민등록증인 공민증이 발견되면 북한 주민으로 인정하고 시신을 인계받았지만, 지난해부턴 이런 관례를 깨고 시신 송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에도 북측이 응답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묻는 말에 "각 지자체 단위 무연고자 장례 지침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시신이 발견된 관할 지자체 차원에서 화장하고 장례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북한 주민으로 추정되는 시신 23구가 북측에 인도됐다. 북측은 대체로 우리 측의 시신 인도 제안을 수용했지만 2017년 2구, 2019년 1구 등 3구는 북한의 무응답으로 인계하지 못했다. 남측이 북측에 시신을 인도한 건 2019년 11월 서해에서 발견된 시신 1구가 마지막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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