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대명절인 추석 연휴가 이어지고 있다. 기나긴 연휴는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반가운 부모님을 뵙는 동시에 부모님의 건강을 살필 기회기도 하다. 다양한 질환이 있지만 노년기의 건강한 생활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꼽히는 건 골다공증이다. 서서히 뼈가 약해지면서 작은 충격에도 갑자기 골절이 일어날 수 있어 ‘조용한 뼈 도둑’으로 불리기도 한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지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생기는 만큼 골다공증 예방 및 관리는 부모님의 건강한 노후를 지키기 위한 핵심 요소다.
노재휘 순천향대 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특히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및 척추 골절과 같은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경우는 추가적인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인 골다공증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며 첫 골절뿐만 아니라 추가 골절에 대한 예방·치료·관리가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몸속 뼈는 평생 생성·흡수를 반복하며 유지된다. 젊을 때는 흡수되는 뼈보다 새로 생성되는 뼈가 많지만, 나이가 들수록 생성보다는 흡수 활동이 많아지면서 골밀도가 점차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결국 골밀도가 일정 기준보다 낮아지게 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을 받게 된다.
특히 여성은 폐경으로 인한 여성 호르몬의 분비 감소가 골밀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폐경 이후 첫 3년 동안에는 골밀도가 연평균 4~5%가량 급격히 감소하고, 이후로도 매년 1~2%씩 줄어든다. 실제로 골다공증 환자의 약 94%가 여성일 정도로 여성에게 빈발하는 질환인 만큼 50세 이후 폐경 전후로는 골다공증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재휘 교수는 "골다공증은 진행되는 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어 뼈가 부러지고 나서야 이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골밀도가 줄어드는 것을 환자 스스로 느끼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에 골절 전에 미리 골밀도 검사를 통해 뼈 건강을 살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골대사학회는 뚜렷한 증상이 없더라도 골다공증 위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국인을 위한 골다공증 위험도 체크리스트'를 마련했다. ▲60세 이상의 노령 ▲50세 이후의 골절 경험 ▲흡연 및 음주 여부 ▲대퇴골 골절 및 골다공증 가족력 ▲관련 동반 질환 및 약물 복용 이력 등과 함께 ▲40세 이후의 신장(키) 감소를 골다공증 핵심 위험 요인으로 안내하고 이에 해당할 경우 골밀도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하고 있다.
노재휘 교수는 “골다공증 위험 지표 중 신장 감소는 외관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기에 부모님의 키가 줄어들지 않았는지 이번 추석에 한 번 살펴볼 것을 추천한다"며 "만약 부모님의 키가 예전보다 3~4㎝ 이상 줄었다면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골절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즉시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54세·66세 여성은 국가 건강검진을 통해 무료로 골밀도 검사를 받을 수 있고, 해당 연령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병원에서 10분 내외로 쉽게 검사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부러지면 통증뿐만 아니라 일어서거나 걷는 기본적인 활동도 힘들어져 노년기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혼자서는 기본적인 생활이 어렵기 때문에 간병인을 고용하거나 가족의 간호가 필요해지므로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 모두 경제·심리적 부담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골절 때문에 오랫동안 누워 생활할 경우 욕창, 혈전증 등 각종 합병증이 생겨 심할 경우 신체장애 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온몸 모든 부위에서 추가 골절을 겪게 될 위험이 최대 10배까지 높아진다. 첫 골절을 예방하는 게 관건인 이유다. 척추, 대퇴골, 손목에서의 골절 위험이 가장 높은데 일반적 골절과 달리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뼈는 일상생활 중 가벼운 충격으로도 골절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허벅지 부위의 대퇴 골절은 20%의 환자가 1년 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골다공증으로 진단받았다면 골절이 일어나기 전에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노재휘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지면 심한 경우 기침, 재채기할 때의 충격으로도 갈비뼈가 부러질 수 있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골다공증 환자라면 당장 불편한 통증이 없더라도 어느 날 갑자기 골절을 겪을 수 있으므로 건강한 노후를 위해 미리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고 골절 위험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및 척추 골절과 같은 골다공증성 골절이 발생한 경우 추가 골절 예방을 위해 지속적인 골다공증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골다공증 치료의 주요 목표는 골절 예방으로 고혈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평생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를 통해 골밀도를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골다공증 환자 중 약물 치료를 받는 비율은 3명 중 1명에 불과하고 치료를 시작 후에도 절반 이상이 6개월 만에 치료를 중단하는 등 치료 지속률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노재휘 교수는 “골다공증으로 낮아진 골밀도를 다시 높이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중요한데 당장 느껴지는 불편한 증상이 없는 골다공증의 특성상 치료를 미루거나 중단하는 환자가 많다”며 “최근에는 6개월에 한 번 주사하는 데노수맙과 같은 치료제가 10년 장기 임상에서 지속해서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매일 약을 먹지 않더라도 편리하게 골다공증 치료가 가능하므로 전문의와 상의해 장기적으로 본인이 유지할 수 있는 치료를 시작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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