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시는 제21대 총선을 기준으로 각각 7석과 2석이 배정된 지역이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두 지역을 모두 석권하며 9석의 의석을 가져갔다. 하지만 지난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계기로 민심의 흐름이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최소한 절반의 의석은 차지해야 한다는 계획하에 다양한 반격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대전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유성구을 지역구다. 유성구을은 비이재명계(비명계)의 대표 주자인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정치 텃밭이다.
‘대전 유성=이상민’이라는 등식이 형성될 정도로 유성구에서만 내리 5선에 성공했다. 내년 제22대 총선에서도 출마가 유력시되는데 당내 경선이 변수로 떠올랐다. 이상민 의원의 자리를 위협하는 당내 경쟁자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고, 당내 여론도 심상치 않은 게 변수다.
민주당 내전 상황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기회 요인이다. 국민의힘이 대전에서 반격의 시나리오를 실현하려면 유성구을 지역에서의 승리가 필요하다. 야당의 균열 요인을 파고들어 승리의 토대를 만드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는 이상민 민주당 후보가 55.9% 득표율을 올리며 여유 있게 당선됐다. 미래통합당 김소연 후보는 37.0%, 정의당 김윤기 후보는 6.6%를 얻었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유성구에서 48.7%,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47.5%를 얻었다. 유성구 전체의 표심과 유성구을 지역구 표심이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난 총선과 비교할 때 민심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결과다.
여당 입장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유성구 국회의원 당선의 기대감을 키울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이 어떤 후보를 내세울 것인지, 후보 선출 과정에서 내부 진통을 얼마나 다독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민주당의 후보군을 살펴본다면 현역인 이상민 의원은 물론이고, 허태정 전 대전시장도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선명한 색깔을 토대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상황이다. 이밖에 정기현 전 대전시의원을 비롯해 복수의 후보군이 추가로 대전 유성을 출마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 당내 경쟁이 가장 치열한 대전 지역구는 유성을이다.
국민의힘은 충남대 총장을 지낸 정상철 유성을 당협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관심사다. 박성효 전 대전시장도 출마 여부를 주목받고 있다. 신용현 전 의원과 김신호 전 교육부 차관 등이 여당의 공천 경쟁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전 부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유성을은 지난 총선에서 20% 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로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지만, 내년 총선에서는 여야 모두 승리를 기대하는 지역으로 변모하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 과정을 매끄럽게 정리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이 어떤 대항마를 선택할 것인지에 따라 유성을 차기 국회의원 주인공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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