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한국 증시의 장기 사이클이 저점에 있다는 판단에 따라 반도체를 포함한 기술주 상승, 주주행동주의 등 현재 시장이 직면한 이슈들을 살펴보고 투자 기회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배 대표는 19일 오전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최로 열린 '한국투자의 힘 투자세미나'에서 국내 증시 환경 및 투자 기회에 대해 언급했다.
배 대표는 "지금부터 10년 전에는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에 테크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2개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10대 기업 중 테크가 아닌 기업은 아람코 1개뿐"이라며 "테크 기업이 대세를 이룰 때 필수 불가결한 산업이 바로 반도체 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특히 메모리 쪽에 강한 기업을 가지고 있는데 그동안 많은 조정을 거쳤고 이제 투자를 고려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테마로는 주주환원 정책에 관한 투자를 거론했다. 배 대표는 "우리나라 기업 주가를 얘기할 때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라는 단어가 붙어 다닌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기업이 일반투자가들에게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대주주는 주가 상승을 원치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상속세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대주주에 부과되는 상속세는 거의 약탈적인 수준으로 한국 자본주의의 지속 성장을 위해 상속세는 반드시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시장에 대한 전망, 예측에 따른 투자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분산투자를 통한 장기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은 자산 배분 상품에 5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취향에 따라 테마 등의 상품에 투자하는 코어-새틀라이트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연사로는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와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가 나섰다. 이창환 대표는 주주행동주의 투자 영역에서, 이형수 대표는 정보기술(IT) 및 반도체 투자 분야에서 전문가로 꼽힌다.
이창환 대표는 "한국 증시 저평가는 취약한 기업 거버넌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과 높은 배당소득세율 문제뿐만 아니라, 미국 등 해외와 달리 국내 상법이나 판례가 이사의 수탁자 의무를 '주주'가 아닌 '회사'에 대해서만 규정하고 있어 이사들이 대주주 이익만을 위해 일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형수 대표는 "올 상반기에는 인공지능(AI)과 메모리 사이클의 바닥이 중첩되면서 반도체주가 급등했지만, 하반기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스마트폰과 PC, 일반 서버의 수요가 회복되며 전 공정 관련주의 키 맞추기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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