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여파로 계속 오르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컨설팅 업체인 에너지 에스펙트의 암리타 센 리서치 수석 역시 "지금은 단기적인 상황"이라면서도 "현재 펀더멘털은 매우 강력하다. 유가가 잠시동안 10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확실히 그렇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91.48달러, 브렌트유가 94.4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둘 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경우 올해 최저치를 찍었던 3월 이후 30% 넘게 올랐다.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여파로 원유 공급이 부족해진 여파로 유가가 뛰었다. 앞서 사우디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 감산 정책 시한을 오는 12월 말로 3개월 연장했다.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 감산 정책 시한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100달러 돌파는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아제르바이잔산 원유는 지난 15일 배럴당 100달러 가까운 가격에 거래되며 유가 전망 상단을 밀어올리고 있다. 원유가격 상한제로 시장에서 할인된 가격에 거래됐던 러시아산 원유까지 아시아 벤치마크 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유가 약세 전망을 취해 왔던 시티그룹 역시 이날 원유 가격이 단기간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에드 모스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지정학과 기술적인 거래 등이 유가를 잠깐동안 100달러 이상으로 밀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유가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는 "우리는 유가의 점진적인 완화를 보고 있다"며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회원국 이외의 지역인 미국, 브라질 등에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 급등으로 최근 진정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오히려 수요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웨덴 은행인 SEB AB 의 비얀 쉴드롭 수석 원자재 분석가는 "만기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도 "다만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120달러까지 오르면 석유 제품 수요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 이런 가격 수준은 과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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