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새로운 핵심 사업 개발을 놓고 수년째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쇼핑을 비롯해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과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까지 세 가지 핵심 사업을 구축한 아마존이 '네 번째 기둥'이라는 표현을 쓰며 신사업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전만큼 '대박'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아마존이 다음 빅히트작을 찾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아마존이 수년간 헬스케어, 오프라인 쇼핑 매장, 엔터테인먼트, 하드웨어 분야 등의 진출을 추진했지만, 수익성 있는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 ▲유료 멤버십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등 세 사업을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세 사업의 매출이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아마존의 온라인 쇼핑은 세계 최대 규모이며, 2005년 세계 최초 유료 멤버십 서비스로 출발한 아마존 프라임은 현재 2억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AWS는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점유율 40%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을 제치고 왕좌를 쥐고 있다.
WSJ는 아마존이 내부적으로 '네 번째 기둥(fourth pillar)'이라고 표현하며 이미 수년째 새로운 사업을 찾는 데 집중해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는 실제 콘퍼런스에서 이러한 새 사업을 통해 아마존이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해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마존이 수년간 성과를 거둬들이지 못하자 '아마존 효과'에 의문이 생겼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한동안 아마존이 뛰어들겠다고 선언하는 산업군에서 크게 휘청이는 모습을 두고 '아마존 효과'라는 용어를 붙였다. 아마존이 특정 산업군의 스타트업을 매입하면서 신호를 주면 그 산업의 경쟁업체 주가가 내려가는 식이다.
2017년 6월 아마존이 홀푸드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하자 월마트와 크로거, 타깃 주가가 급락했다. 1년 뒤인 2018년 6월 아마존이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필팩을 인수하자 CVS, 월그린스부츠와 같은 소매업체와 매케슨, 칼디널헬스와 같은 의약품 유통업체의 주가가 떨어졌다.
로스앤젤레스 캐피털매니지먼트의 할 레이놀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그들(아마존)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새로운 사업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매장인 아마존고와 아마존 프레시를 운영했는데 매장 확장세가 더뎠다. 올해 초 결국 신규 매장 확장을 일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2014년에는 인공지능(AI) 스피커 알렉사를 출시, 하드웨어 제조업체로의 모습을 갖추는 듯 보였으나 지난해 관련 사업부가 정리해고 대상에 오르는 등 타격을 입었다. 재시 CEO가 주력으로 키우려 했던 헬스케어 부문도 크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일부 직원을 해고했다.
이 외에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의 일환으로 들어간 스트리밍 서비스 프라임 비디오와 물류센터가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일환으로 계속 운영되고 있다. WSJ는 위성 인터넷 사업인 '프로젝트 카이퍼'와 자회사 '죽스'를 통해 진행 중인 자율주행차 사업도 아마존의 네 번째 기둥으로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마크 슈물릭 AB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이 너무 많은 아이디어를 해내느라 산소, 자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오직 아마존만이 할 수 있는' 진짜 파괴적인 혁신에 대한 집중도를 잃고 있다"며 아마존이 강점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 측은 성명을 통해 세 가지 성공적인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수년 내로 고객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내놓을 매우 큰 기회가 여러 차례 있을 것이라고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