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바일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업계 감산 효과로 연내 메모리 가격이 반등하면서 업황 회복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들을 상대로 D램과 낸드를 공급하면서 판매 가격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D램과 낸드의 경우 최근 1~2년 이상 판가가 떨어졌던 상황이지만 삼성전자가 이번에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판가와 관련해선 언급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선 인상률이 한 자릿수에서 최대 두 자릿수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모바일 D램과 낸드 제품 판가가 (9월에) 각각 7~9%, 1~2%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업체들이 모두 메모리 감산에 나서면서 이같은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D램 시장 보고서에서 "공급 업체가 생산량을 줄인 후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줄고 있다"며 "계약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3분기에 고부가 모바일 D램 제품인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5X 가격이 5%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낸드 가격 역시 연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서 3분기로 접어들면서 낸드 가격 하락 폭이 줄고 4분기에는 최대 5% 인상될 수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감산이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낸드 위주로 감산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는 빠르면 하반기부터 업황 회복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본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 공급 확대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메모리 가격은 9월부터 상승 트렌드가 본격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내년엔 업황 개선으로 메모리 업계 반도체 장비 수요도 늘 전망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내년 메모리 팹(공장) 장비 투자가 올해보다 65% 늘어난 270억달러를 기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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