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공능력 최상위권인 대우건설 이 옵션부사채를 잇따라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옵션부사채와 기업어음(CP)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8일 250억원 규모의 옵션부사채를 발행했다. 채권 만기는 1년6개월이지만, 발행 후 1년이 지난 시점부터 대우건설이 콜옵션(조기상환권)을 행사해 채권 원리금을 만기 전에 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9일에도 같은 조건으로 200억원 규모의 옵션부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2주 사이에 두 차례에 걸쳐 총 450억원어치의 옵션부사채를 발행한 셈이다. 채권 금리는 두 차례 모두 7.10%로, 같은 신용도를 보유한 다른 기업의 조달 금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게 결정됐다.
대우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CP 발행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초순까지 CP 발행이 없다가 레고랜드 사태 이후부터 발행을 늘리기 시작해, 현재 1150억원 수준까지 잔액이 증가했다. CP는 만기 1년 이하의 초단기 자금 조달 수단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렵고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옵션부사채 등의 우회로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시장에 투자 수요가 있을 때 증권사가 인수한 후 최종 투자자에게 넘기는 방법으로 채권 발행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외에도 올 들어 건설사들의 옵션부사채 발행이 늘고 있다. 지난달 에스지씨이테크건설이 7.20%와 10% 수준의 금리로 150억원 규모의 옵션부사채를 발행했다. 앞서 동부건설·태영건설·KCC건설·계룡건설산업 등 중소형 건설사들도 연이어 옵션부사채를 발행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하면서 옵션부사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이 자투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옵션부사채 발행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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