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센스가 국내 기업 최초로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출시하며 해외 기업들이 장악한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몸에 부착한 채 간편하게 혈당을 측정할 수 있어 채혈이 필요했던 기존 혈당측정기 대비 편의성이 개선돼 시장 성장세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이센스가 11일 출시한 ‘케어센스 에어’는 국내 기업이 개발해 처음으로 출시한 ‘1호 국산 CGM’이다. 지난 6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7월에는 건강보험 등재까지 마쳤다. 국내 시장에서는 케어센스 에어에 앞서 덱스콤의 ‘덱스콤 G6’,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리브레’, 메드트로닉의 ‘가디언4’가 판매 중이다.
CGM은 손끝에서 채혈하는 과정 없이 몸에 부착하는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채혈 과정이 필요없는 데다 CGM과 연동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간편하게 혈당을 확인할 수 있어 당뇨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국내에 출시된 CGM은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는 센서를 몸에 부착하고, 여기서 측정한 실시간 혈당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함께 제공되는 앱은 혈당 모니터링과 저혈당 알림과 같은 혈당관리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센스는 국내 출시 CGM 중 가장 저렴한 가격과 가장 긴 센서 사용기한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케어센스 에어는 부착 후 15일 동안 사용 가능한데, 앞서 출시된 제품들은 제품별로 최소 7일에서 최대 14일까지 사용 가능하다. 가격 역시 1개월 사용 기준 국내 출시 CGM 중 가장 저렴하다. 12일 현재 각사 온라인 공식몰에서 약 1개월 사용을 기준으로 보험 비급여 시 ▲케어센스 에어(16만5000원) ▲프리스타일 리브레(20만2400원) ▲가디언4(28만원) ▲덱스콤G6(30만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CGM은 1형당뇨 환자를 대상으로만 보험 급여가 이뤄져 당뇨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2형당뇨 환자들은 CGM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다만 케어센스 에어는 기존 채혈 방식의 자가혈당측정기로 측정한 수치를 하루에 한 번 입력해 혈당값을 보정해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해 아이센스 관계자는 "정확한 실시간 혈당 측정을 위해 혈당값 보정이 필요하다"며 "첫 착용 후에는 12시간 간격으로 2회, 이후 24시간마다 1회씩 자가혈당측정기를 통한 혈당값 입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판매 중인 나머지 CGM은 보정 과정이 불필요하다.
다른 업체들도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덱스콤G6의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휴온스는 1형당뇨 환자에게만 무상 지원하던 트랜스미터를 2형당뇨 환자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형당뇨 환자들도 덱스콤G6를 1개월만 사용하더라도 트랜스미터를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트랜스미터는 신체에 부착한 센서에서 측정된 혈당을 스마트폰 등 사용자의 기기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덱스콤G6는 센서와 트랜스미터로 구성된다.
CGM과 헬스케어 서비스의 연동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올해 4분기 중 출시할 예정인 헬스케어 서비스에 CGM을 활용한 혈당케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CGM과 헬스케어 앱을 연동해 환자가 스스로 혈당을 확인하고, 혈당 데이터를 의료진에 공유해 관리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카카오헬스케어는 덱스콤 및 아이센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혈당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기로 했다.
한편, CGM의 시장규모 역시 매년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CGM 시장은 2019년 46억달러(약 6조1000억원)에서 2026년 311억달러(약 41조3000억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간 연평균성장률(CAGR)은 27.3%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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