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2일째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공개 당무 일정에 불참할 정도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지만, 단식 중단 의사가 없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국회에서 단식 12일째인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본관 앞 천막농성장에 앉아 있다. 이대표는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본보기 아이콘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이 대표가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 이후 공개 당무 일정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해 11시간 가량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조사를 받은 이후 전날까지 당무 일정을 소화했다. 이 대표는 단식이 장기화하면서 건강이 빠르게 악화됐으며, 장시간 검찰 조사까지 받으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 안팎에서 ‘방탄 단식’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단식을 중단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후문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건강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 "당 대표이기 때문에 강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절대 누워있는 모습도 보이려고 하지 않았는데, 결국 오늘은 몸이 지탱이 안 되어서 누웠다"며 "한낮 더위에도 오한이 든다고 할 만큼 건강 상태가 매우 나쁘다"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체력이 급격히 악화됐다며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박병석 전 국회의장과 김영주 국회 부의장, 설훈·안민석 의원 등 당내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은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박 전 의장은 "12일 동안의 단식을 통해서 이 대표의 뜻이 국민들에게도 많이 인식됐으리라고 생각한다"며 "단기간에 끝날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에 단식을 중단하고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중진들이 강하게 권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정권의 관심은 오로지 폭력적인 권력 행사 그 자체에 있는 거 같고 권력이 추구해야 할 제일 핵심적인 과제, 민생이나 경제, 평화, 안전 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이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야당이 하는 일이 너무 제한적일 거 같다. 뭐 말을 해도 속된 말로 귓등으로도 안 들으니…"라고 답했다.
박 전 의장은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중장기 호흡을 갖고 나아가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건강이 회복돼야 대처할 수 있다"면서 재차 단식 중단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잘 새기고 신중하게 잘 판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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