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열풍' 광주 동구도 조례 제정 '맨발러' 편의 지원한다

김재식 동구의회 의장 '맨발 걷기 활성화·지원 조례안' 발의

현 산책길 상황 진단…시설물 설치·연계 활성화 방안 추진

'신발이 내 몸을 망친다?' 전국이 그야말로 맨발 걷기 열풍이다.


흙길, 황톳길을 맨발로 걸으면 암·당뇨·고혈압 같은 각종 질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다. 조금만 검색해보면 "자연을 온몸으로 느꼈더니 10년은 젊어진 것 같다"는 예찬이 수두룩하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광주 기초단체도 산책로 확충을 위한 조례 제정에 나서고 있다. 일상생활 속 맨발 걷기를 활성화하자는 입법 취지인 만큼 주민 의견이 반영된 사업 추진이 관건이다.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국립공원 자락 동적골 편백숲길 맨발 산책로에 마련된 정자에서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사진=박진형 기자]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무등산국립공원 자락 동적골 편백숲길 맨발 산책로에 마련된 정자에서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사진=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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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광주 무등산국립공원 자락 동적골 편백숲 길 맨발 산책로. 400m 구간의 모래가 깔린 길이다. 1시간 동안 지켜봤지만 '맨발러'는 결국 찾지 못했다.


등산객들도 "운동 삼아 자주 오는데 맨발로 산책하는 사람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모래보다는 황토가 깔려 있으면 좋겠다"면서 "현재 구간도 100m 정도 더 늘려야 하고 평탄화 작업도 된다면 맨발로 산책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세족장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씻는 방식인데 바위에 이끼가 가득해 미끄러짐 사고가 우려되고 계곡물로 내려가는 길과 발 씻는 곳의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춘배(69)씨는 "졸졸 흐르는 잔잔한 계곡 물소리가 마음의 안정을 줘서 일주일에 다섯 번은 찾는데 지금까지 맨발로 걸은 적은 한 번도 없다"며 "구간 길이 확대, 황톳길 전환, 운동 기구 설치 등 주변 환경을 개선하면 사람이 많이 찾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현 상황이 김재식 광주 동구의회 의장이 최근 '맨발 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이유다. 조례안은 관련 구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맨발 산책로 조성에 관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로 한다.


황토·마사토길, 세족장 등 필요한 시설의 설치를 포함해 문화·예술·학술사업과 연계해 활성화 방안을 추진토록 규정하고 있다. 천변, 학교 운동장, 체육시설에 맨발 길을 조성하자는 다양한 의견이 논의 단계에 있으며 향후 관련 인프라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의장은 "구민들이 현재는 학교 운동장 등 산발적으로 흩어져서 맨발 걷기를 하고 있는데, 관계 기관과 협의해 시민에게 사랑받는 산책길을 조성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구·서구·남구의회는 지난 7~8월 사이에 '걷기 활성화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구민의 건강 증진에 힘쓰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박진형 기자 bless4y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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