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오는 9일 수원지검에 출석하기로 했다. 그동안 이 대표와 검찰은 소환 일정과 방식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며 조사를 두 차례 미뤄왔다. 세 번째 줄다리기 끝에 검찰 측이 요구했던 일정에 출석한다고 밝힘에 따라, 이 대표는 단식 10일 차에 검찰 앞에 설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대변인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이재명 대표 검찰 출석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 대표가 오는 9일 토요일 수원지검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전날 검찰은 늦어도 이번 주중에 피의자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 대표 측에 7~9일에 출석할 것을 요구했다. 이 대표 측은 7일과 8일 국회 대정부질문, 9일 장외집회 등의 일정을 이유로 다음 주인 오는 12일에 출석하겠다고 한 바 있다.
박 대변인은 "검찰은 번번이 국회를 무시하더니 급기야 이 대표에게 정기국회 출석 의무도 포기하고 나오라는 사상 초유의 강압 소환을 요구했다. 더구나 검찰이 요구한 출석 일자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정부 질문 기간"이라면서 "헌법이 규정한 의정활동을 부정하는 검찰의 반헌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표가 입장 선회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번에도 토요일에 출석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는데 안 되고 하다 보니, 11일쯤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검찰이 다시 6,7,8일 요구하니 (그땐) 대정부 기간이라서 국회 일정이 없는 토요일 출석해 조사받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동안 검찰과 출석 일정 조율에 실패하면서 두 차례 불출석하게 된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박 대변인은 '3회 불출석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했는데 그런 검찰 입장도 고려된 건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이 정치 행위를 하는 게 아닌가. 분열을 유도하기 위한 정치 행위"라면서 "검찰이 충분히 조사를 해왔다고 하는데 그게 8월 말이 됐든 토요일이 됐든 무슨 문제가 있나.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저들이 저열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정대하게 나아가겠다"면서 "이 대표는 대정부질문이 끝난 직후인 9일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소환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기한 단식 중인 이 대표의 건강에 대해서는 "수척하고 힘들지만, 당대표가 얼마든지 잘 이겨내겠다고 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당당히 맞서겠다'라는 게 대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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