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5일차 이재명, 檢 소환조사 일정 줄다리기

이 대표 측, 본회의 없는 11~15일 출석
檢 "사법 절차에 응해야"

5일째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검찰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관련 출석 일정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앞서 요구했던 소환 날짜에 이 대표가 모두 불출석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고, 이 대표 측은 본회의가 없는 주간인 이달 11~15일 사이 출석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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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에 검찰 소환 요청이 있으면 나가서 조사받겠다고 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검찰에)11~15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초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이 대표의 소환조사는 무산됐다. 권 수석대변인은 "오늘 (이 대표의 검찰) 조사가 무산된 것은 사전에 이날 오전 시간이 가능해 출석하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검찰 쪽에서 거부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입장을 사전에 (조사 일정을) 밝혔는데, 검찰에서 그렇게 못하겠다고 해서 오늘 조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표 측은 검찰의 요구대로 4일 출석하는 대신 일정을 고려해 오전 2시간만 1차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사를 2시간 만에 할 수 없다면서 사실상 거부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검찰로부터 같은달 30일 출석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24일이나 26일 출석해 조사받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를 거부하면서 이 대표는 오는 11~15일 중 출석 가능일을 재통보했고, 이후 검찰은 이 대표 측에 이날 출석을 요구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1일 국회 브리핑에서 "검찰이 원하는 대로 조기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것은 검찰이 진실을 밝히는 것에는 관심 없고, 오직 정치 수사로 이 대표와 민주당에 흠집을 내겠다는 의도 외에는 다른 해석이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수원지검은 이날 언론에 보낸 공지를 통해 "오늘 오전 10시로 예정된 피의자 조사 절차가 이 대표의 불출석으로 인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국회 일정이 없는 날짜를 택해 사전에 충분한 기간을 두고 출석을 요청했으나, 끝내 2회 연속 불출석한 결과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대표의 단식으로 피의자 조사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어, 현재 진행되는 수사와 재판 및 국회 일정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형사사법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일반적인 피의자 출석과 조사에 관한 절차에 응해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지난달 31일부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나서면서 향후 검찰 소환조사도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후 '단식이 향후 검찰 소환조사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겠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단식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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