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경기 고양시 소재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2일 자신의 SNS 계정에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이 또 한 번 일어났고 마음이 무너진다"며 "어제 선생님의 빈소에 다녀왔고 유가족의 말씀을 들었다. 무슨 말을 드려야 할지 암담했다.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아픈 선택을 하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단호하고 엄정히 확인하겠다"며 "교육청은 고인의 동료 교사와 학교 관계자에게 얻을 수 있는 진술과 정보 등을 최대한 습득해 경찰서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고양시의 한 아파트에서 14년 차 교사인 A씨(38)가 추락해 숨졌다. A씨는 올해 6학년 담임을 맡았으며, 사망 당일까지 질병 휴직 중이었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의뢰하는 등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세부 내용을 확인하는 중이다.
교사 커뮤니티와 교원단체에서 A씨가 평소 학부모 악성 민원 등에 시달렸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가운데 조 교육감은 "고인의 사망과 악성 민원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했을 때 더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교육지원청 차원의 아동학대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응팀을 운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며 "현장의 요구를 들어 교육청이 준비하고 있는 교육활동 보호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교원단체들은 A씨 죽음의 배경에 학부모 악성 민원 등 외부 요인이 있었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양천구 초등학교 측에서 고인의 죽음을 우울증 등 개인사 문제로 돌리는 것과 반대로 동료 교사 다수의 증언에 따르면 고인은 6학년 아이들이 지도에 불응하거나 반항하는 경우가 있었고 교사를 탓하는 학부모 민원까지 겹치면서 1학기를 채 마무리하지 못하고 연가와 병가를 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서이초에서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고인의 죽음을 개인사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아직도 서이초 신규 교사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에는 몇 가지 의문점이 남아있다"며 "양천구 사안을 개인사로 치부하면 문제의 본질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A씨가 근무했던 초등학교에는 이날 A씨를 추모하는 시민과 교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A씨 학교 정문에는 서이초 때와 마찬가지로 다수의 시민과 교사들이 고인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있고, 교사들의 근조 화환도 배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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