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대출 건드리나"...버팀목대출 금리인상에 '발 동동'

30일부터 버팀목·디딤돌대출 금리 0.3%p 인상
채권금리 상승에 정부 저리대출 부담 커져

#올해 1월 버팀목전세자금대출을 받은 20대 직장인 김지은씨(서울 영등포구 거주)는 지난 29일 바로 다음날부터 대출금리가 오른다는 공지 문자를 받고 당황스러웠다. 김씨는 “변동금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서민용 정책대출상품이라 이렇게 갑작스럽게 오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김씨가 매달 상환해야 하는 이자는 5만원 넘게 늘었다. 그는 “이전에 월세 살 때보다 주거비가 더 늘어나 생활비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에 이어 버팀목·디딤돌대출까지 주거 관련 정책대출상품 금리가 줄줄이 오르면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버팀목·디딤돌대출 취급 은행들은 전날 해당 차주들에게 30일부터 대출 금리가 0.3%포인트씩 인상된다는 내용을 담은 공지 문자를 발송했다. 이번 금리 인상으로 디딤돌대출 금리는 2.15~3.0%에서 2.45~3.3%로, 버팀목대출 금리는 신규 대출 기준으로 1.8~2.4%에서 2.1~2.7%로 올랐다.


버팀목·디딤돌대출은 주택도시기금으로 실행되는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저금리 주택대출상품이다. 버팀목대출은 연 소득 5000만원 이하인 신혼부부, 청년 등에게 전세자금을 최대 2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으로 국토교통부 고시에 따라 금리가 오르내리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디딤돌대출은 연 소득 6000만원 이하인 무주택자에게 최대 2억5000만원까지 빌려주며 고정금리 또는 5년 단위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이들 대출상품 금리가 인상된 건 채권 금리가 뛰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버팀목·디딤돌대출은 은행이 고객에게 대출을 내주면 주택도시기금이 채권을 사주는 구조인데, 최근 금융채 등 채권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해당 채권도 더 비싸게 사들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채 상승으로 금리 인상 압박이 있었고, 정부도 더 이상 저리로 대출을 내주기 부담스러워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청약통장 금리 인상 역시 기금대출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주택청약저축액을 기금대출 재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청약저축 금리가 오르면 기금대출 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청약통장 해지가 줄 잇자 지난해 11월 0.3%포인트를 올린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 청약통장 금리를 0.7%포인트 추가로 올리기로 했다. 현 정부 들어서만 기존 1.8%에서 2.8%로 1.0%포인트 인상됐다. 또 청약통장 3년 이상 보유자에게 주택구입자금 대출 시 우대금리 확대 등 혜택도 늘려줬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청약저축 금리가 시중금리보다 낮아 주택도시기금 조성이 쉽지 않은데 저금리인 기금대출의 수요는 높아 균형이 맞지 않아 청약저축·대출금리를 모두 올린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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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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