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중증 발달장애인의 24시간 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예비 타당성조사(예타) 면제를 추진한다. 자해·타해 등 도전적 행동을 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기존 돌봄 시스템의 한계를 고려해 신속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1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1대 1 돌봄 체계 구축'을 위한 예타 면제를 의결했다. 정부는 국회 심의를 위해 필요한 관련 자료를 제출했고, 예타 면제가 통과될 경우 이르면 내년부터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단계별 1대 1 돌봄 체계 구축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의 핵심은 돌봄 난이도가 가장 높은 24시간 1대 1로 케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국 17개 지차체로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지자체 중 유일하게 광주광역시 장애인종합복지관 한 곳에서 24시간 1대 1 돌봄을 2021년 3월부터 정부 시범사업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 717억원을 투입해 최중증 장애인 24시간 돌봄 시스템을 전국 지차체에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권리 보장 및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원본보기 아이콘정부에 따르면 현행 장애인의 일상생활 활동을 지원하는 인력은 11만5000명이다. 반면 최중증 장애인에 대한 고난이도 활동을 지원하는 인력은 6000명 뿐이다. 실제 최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주보호자의 일 평균 돌봄시간(10.4시간)은 일반 발달장애인(4.1시간)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가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시행 중인 광주장애인복지관에서도 최중증 장애인 수용 가능인원 10명 중 7명만 24시간 1대 1 돌봄 혜택을 받고 있다. 수용인원에는 여유가 있지만 전문적으로 이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해서다. 복지관 관계자는 "자해 및 타해 등 우발적인 행동을 고려해 사회복지사, 특수교사 등 전문자격이 있는 남성 인력이 주로 필요하며, 24시간 1대 1 돌봄을 위한 교대 인력까지 포함하면 장애인 1명당 최소 2~3명의 전문 보호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 1개 지자체에 20명의 인력을 17개 지차체에 총 340명으로 확대한다. 또 돌봄 난이도 1단계 주간 그룹형 1대 1 돌봄 인력 1500명, 2단계 주간 개별 1대 1 돌봄 인력 500명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정부는 관련 사업의 예타 면제가 국회를 통과하면 지자별로 돌봄 사업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획은 최중증 발달장애인 1대 1 돌봄 시스템을 전국 17개 지자체에 빠짐없이 모두 확대하는 것이며, 향후 신청을 받아 지자체별 예산 배정액 등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