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29일 최근 국가보훈부가 광주시의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 "정율성은 광주가 기리는 게 아니라 정부가 먼저 기리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정율성 선생에 대한 기념사업은 광주시가 아닌 중앙정부가 먼저 시작했으며, 그 시작은 보수 정부인 노태우 정부 시절이었다고 주장했다.
강 시장은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평화대회추진위원회에서 정율성 선생의 부인인 정솔성 여사를 초청했다"며 "김영삼 대통령 시절인 1996년에는 정율성 작품 발표회를 진행하고 문체부 장관이 정 여사에게 직접 감사패를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도 2015년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가서 정율성 음악이 연주되는 퍼레이드에 참여해 환호했다"며 "정율성의 공과는 다 알고 있고 중앙정부에서 이렇게 기념하고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걸 따라서 했던 지방정부의 탓을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토로했다.
강 시장은 "정율성은 공과 과가 다 있는 인물이다. 보수 정부도, 광주시도 그걸 알고 기념사업과 음악회, 동요제를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논쟁을 더 할 필요도 있다"며 그의 공산당 입당 행적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정책이 대통령이 바뀌고 시장이 바뀔 때마다 전부 리셋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일이 어떻게 반복될 수 있겠나"라며 "건강한 토론을 통한 논의가 필요하다면 하겠지만 이렇게 막 내리누르는 방식으로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향후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사업의 향방에 대해선 "제가 철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이미 6년 전에 의사 결정이 됐고, 광주시장 5명이 바뀌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축적물"이라고 답했다.
강 시장은 "역대 시장이 많은 토론과 검증 과정을 거쳐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만약 앞으로의 과정에서 광주 시민들이 정율성 공원 문을 닫으라고 판단한다면 그렇게 하겠다"며 "자꾸 정부에서 정율성 공원 문을 닫으라고 하는데, 정책이라는 것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시장이 바뀐다고 해서 함부로 바꾸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직을 걸고 정율성 공원 사업을 저지하겠다'고 밝힌 박민식 보훈부 장관을 향해서는 "무슨 직을 거나. 거기다 왜 직을 거나"라며 "보훈처가 보훈부가 됐으면 보훈 가족들의 권익 향상을 위한 것을 해야 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강 시장은 "만약 법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불법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대응하시라"며 "지금이라도 보훈부는 광주 시민과 광주시장을 믿고 광주시에서 잘해라 이렇게 문제 제기하는 걸로 이 정도에서 멈추는 게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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