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과정에서 망명자와 난민을 차별했다는 이유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상대로 미국 정부가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24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채용 과정에서 망명자와 난민을 차별한 스페이스X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스페이스X가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시민권이 없다는 이유로 망명자와 난민의 채용을 거부해 이민·국적법(INA)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스페이스X는 그간 채용 공고 등에서 '수출통제법' 규정에 따라 미국 시민권자와 합법적인 영주권자만 채용에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우주 관련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스페이스X는 여러 민감한 품목을 다루고 있어 수출통제법상 국제 무기 거래 규정 및 수출 관리 규정 등을 따라야 한다. 다만 이 법이 망명자나 난민을 미 시민권자·영주권자와 다르게 대우할 것을 요구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스페이스X에 벌금을 부과하고 향후 차별 금지 의무를 준수할 수 있도록 회사 정책을 변경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크리스틴 클라크 미 법무부 차관보는 "이번 소송을 통해 스페이스X의 불법 고용 관행에 책임을 묻고 망명자와 난민들이 공정하게 취업 기회를 놓고 경쟁할 수 있도록 구제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법무부 내 이민자·노동자 권리(IER) 부서는 2020년 5월 미국 시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스페이스X의 고용 과정에서 차별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
미 법무부 소속 리사 샌도발 변호사는 고소장에서 "2020년 3월 10일 기술전략담당자(CTO)직을 위한 청구인의 면접 과정에서 스페이스X 측이 시민권이 있는지 문의했고, 미국 시민권자나 합법적 영주권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를 고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법무부는 스페이스X의 채용 관행에 대해 조사해 왔다. 관련해 머스크는 2016년 한 우주 콘퍼런스에서 "로켓 기술은 첨단 무기 기술로 여겨진다"며 "그래서 국방부나 국무부 장관의 특별한 허가를 받지 않는 한 일반 취업 비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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