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세 둔화에도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 중국 리스크에 따른 수출개선 기대 약화 영향으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소폭 하락했다. 반면 최근 주택 거래량이 늘고 집값이 바닥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103.1)는 지난달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긴 이후 석 달째 100을 상회했지만, 최근 중국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년 만에 처음으로 소폭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물가상승세가 둔화됐지만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고, 최근 불거진 중국 리스크로 수출개선 기대도 약화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7로 지난달(102) 대비 5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5월(111)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황 팀장은 "아직 지역별 편차가 있어 집값이 완전히 상승 흐름을 탔다고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이 5주째 상승하고 있고, 수도권 중심으로만 오르던 변동률이 전국적으로도 플러스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6월(-0.04%)까지만 해도 마이너스였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7월(0.06%) 들어 플러스로 전환했다.
금리수준전망지수(118)는 주요국의 금리 인상 지속, 대출금리 상승 등 시중금리 오름세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6포인트 뛰었다. 미국의 경기 호조로 긴축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어 우리나라 금리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시중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향후 금리수준도 올라갈 것으로 응답한 사람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상황에 관해서는 현재경기판단지수(72)와 향후경기전망지수(80)가 전월 대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하락했다. 황 팀장은 "올해 '상저하고'라는 기대심리 덕에 경기 관련 지수들은 올라가고 있었지만, 최근 중국발 리스크나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수출 부진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수준전망지수(147)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3포인트 상승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3.3%를 유지했다. 황 팀장은 "집중호우, 폭염 같은 기상 악화 탓에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아 전월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다"며 "상하수도·도시가스 비용처럼 하반기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공공요금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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