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 이웃 살해·방화' 40대 남성 "혐의 인정"

아래층에 사는 70대 여성을 살해한 후 방화한 혐의를 받는 정모씨(40)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의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정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씨는 6월14일 오후 8시께 다세대 주택 아래층 거주자인 7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살인, 현주건조물방화)로 구속 기소됐다. 또 도피자금으로 쓰려고 A씨의 돈을 훔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범행 4일 후인 6월18일 오전 12시22분께 서울 강북구 한 모텔에서 체포됐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층간누수 문제로 다툼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검찰은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면서 지난해 12월께 층간누수가 발생한 후 정씨가 A씨에게 앙심을 품었고 지난 6월 임대차 계약 만료 예정으로 더 이상 주거가 어려워지자 증오심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A씨의 유족 측도 지난 9일 "층간 누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A씨가 직접적인 갈등을 겪은 사실은 없다"며 "A씨의 자녀들이 피고인과 누수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올해 1월 초부터는 자녀와 정씨 사이에서도 관련 논의가 있지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재판에 참여한 유족 중 일부는 잔인한 범행 내용이 나오자 재판정을 나가기도 했다. 유족 측은 정씨를 사형 또는 무기징역과 같은 엄벌에 처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일 오전 10시40분에 열릴 예정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