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준비한 도전은 없겠죠. 오래전부터 영화감독을 하겠다 말했지만, 언제가 될지는 몰랐어요. 영화 '보호자'는 적절한 타이밍에 도전할 기회가 돼준 작품이에요. 눈앞에 찾아온 도전을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했죠. 재밌었습니다."
배우 정우성(50)이 영화감독으로 첫발을 디뎠다. 정 감독은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보호자' 언론시사회에서 첫 연출작 공개 소감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정 감독은 "겁 없는 도전이지만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온다면 새로운 도전 의식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보호자'는 10년 만에 출소해 몰랐던 딸의 존재를 알고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수혁(정우성 분)과 그를 노리는 이들 사이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배우 김남길·김준한·박성웅 등이 출연한다.
정우성이 감독이자 평범한 삶을 꿈꾸는 남자 수혁을 연기하는 주연배우로도 나선다. 정 감독은 "직무 영역의 확대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적지 않은 고민도 따랐다. 그는 "'정우성스러운 연출은 어떤 것인가'에 대해 답해야 했다. 재밌고 기대되는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작업 과정에서 감독으로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스스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기와 연출을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는 버거웠다"고 덧붙였다.
감독 정우성은 액션 장르를 연출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설정은 클리셰"라면서도 "폭력을 다루는 방식이 정당한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이용하거나 나약하기 그리고 싶지 않았다. 한 인격체로 그리고 싶었다"고 차별점을 꼽았다.
정 감독은 또 "주변에 '보호자는 귀여운 영화입니다'라고 소개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모르는 인물들이 귀엽다. 블랙코미디 요소로도 다가왔다. 특히 우진(김남길 분)은 상대를 공감하는 방식이 아닌 직관적이고 사고의 흐름대로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주연배우로 나선 김남길은 현장에서 바라본 정우성 감독에 관해 "명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촬영 초반에는 '숨 막히지 않을까' 우려했다. 연기자가 연출하면 '과연 자유롭게 놀게 해줄까' 싶어서다. 걱정과 다르게 현장에서 명확하게 가야 할 길에 관해 이야기해 주셨다"고 전했다.
김남길은 해결사, 일명 세탁기 우진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낸다. 익살스럽고 귀여운 악역이 강렬하다. 이전에 본 적 없는 얼굴을 드러낸 그는 "평소 정우성 감독님한테 하는 태도를 배역에 확장했을 뿐"이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이어 "우진이가 흐름을 깨는 게 아닐까, 어울리지 않고 독단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정우성 감독님이 '믿어라' '우진이 보여주는 방법이고 영화의 쉬어가는 느낌'이라고 말씀하셔서 믿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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