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벗고 바닷속으로 풍덩…"제주 한달살기 꿈 이뤘어요"

맥도날드 '워킹홀리데이 in 제주' 11명
9대1 경쟁률…5주간 서귀포 등서 근무
서핑·스노쿨링·다이빙 등 여가활동 즐겨

"일을 마친 뒤엔 도보 15분 정도 거리의 바닷가에 풍덩 뛰어들곤 합니다."-윤태종 서울 종암SK DT점 크루(제주 월드컵스타디움DT점 파견)


"어제는 서핑, 오늘은 승마, 내일은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하며 매일 알차게 보내고 있습니다."-김민경 부산 화명DT점 크루(제주 서귀포DT점 파견)

"도시에선 바쁜 직장인 손님들의 주문 독촉에 각박함을 느꼈는데 제주에선 휴가 온 관광객이 대부분이라 너그럽고 여유가 있어 함께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정혜진 대구 다사DT점 크루(제주 서귀포DT점 파견)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인터뷰를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왼쪽부터)윤태종, 정혜진, 김민경 맥도날드 크루. 사진=문혜원 기자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인터뷰를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왼쪽부터)윤태종, 정혜진, 김민경 맥도날드 크루. 사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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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11명의 싱그러운 20대 청춘 일꾼들이 지난달 12일부터 한 달간의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이들은 한국맥도날드가 모집한 ‘워킹홀리데이 in 제주’ 참가자들로, 서울, 부산, 대구 등 내륙지역의 각지 맥도날드 매장에서 근무하던 크루(직원)들 가운데 9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됐다. 맥도날드는 이들에게 왕복 항공권과 근무지 인근에 숙박, 활동비 등을 지원한다. 근무 시간에 따른 급여는 기존과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된다.


선발된 크루는 서귀포점 등에서 주 4일씩 근무한다. 매주 목요일은 단체 휴무일로 지정해 제주도 곳곳을 누비며 자연경관을 탐방하고 여가활동을 즐기도록 했다.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만난 11명의 크루들은 청귤 수제청 담그기 체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김민경 제주 서귀포DT점 크루는 "스무살 때부터 약 3년간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해 사람에 치이고 지루함도 느꼈는데, 이번 제주 워킹홀리데이에 참여하면서 매일 힐링 되고, 새로운 직원들을 만나면서 밝은 에너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맥도날드 워킹홀리데이 in 제주 프로그램에 참여한 11명의 크루들이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진행된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제주 청귤청을 만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문혜원 기자

맥도날드 워킹홀리데이 in 제주 프로그램에 참여한 11명의 크루들이 지난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진행된 쿠킹클래스에 참여해 제주 청귤청을 만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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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연령대는 20~26세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으로 단체 모임이나 합숙 활동이 금지됐던 조용한 대학 생활이나 경기 침체로 혹독한 취업 준비 시기를 겪은 청년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한 달간의 합숙·단체 경험이 이들에게 그야말로 가뭄 속의 단비와도 같은 고맙고 값진 기회다.


당초 참가자들 뿐 아니라 운영진 측은 제주도 현지 매장 직원들의 ‘텃새’나 내륙 매장과의 시스템적인 차이점 등을 우려하기도 했지만, 같은 또래의 직원들끼리 만남인 덕분에 친절하게 대해줄 뿐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도민들만 아는 숨은 ‘찐 맛집’을 함께 찾아다니는 등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


윤태종 제주 월드컵스타디움DT점 크루는 "제주도 방언이 너무 어려워 현지 도민 고객들이 오시면 헤맬 때가 많은 데 그럴 때마다 함께 일하는 제주 토박이 직원들이 친절하게 도와줘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맥도날드 워킹홀리데이 in 제주 프로그램에 11명의 크루들이 참여한 가운데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왼쪽부터)맥도날드의 윤태종, 정혜진, 김민경 크루. 사진=문혜원 기자

맥도날드 워킹홀리데이 in 제주 프로그램에 11명의 크루들이 참여한 가운데 3일 제주 서귀포시 무릉외갓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왼쪽부터)맥도날드의 윤태종, 정혜진, 김민경 크루. 사진=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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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극성수기인 7~8월 국내 대표 휴가지인 제주에서 근무하게 된 이들은 그만큼 많은 고객을 상대해야 하기도 한다. 크루즈선이 입·출항하는 지역 인근의 서귀포DT점이나 버스터미널 등 인근에 유동 인구가 많은 제주 월드컵스타디움DT점 등 크루가 파견된 지점은 어느 곳 하나 한산한 곳이 없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내륙에서의 고객들보다 휴가지를 찾은 관광객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오히려 행복을 느끼고 위로를 받고 있다.


정혜진 제주 서귀포DT점 크루는 "원래 일하던 대구는 ‘빨리빨리’가 습관인 직장인 고객들이 대부분인 곳이라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했는데, 제주에서는 휴가 온 여행객들이 대부분이니 기분이 좋으셔서인지 주문한 음식을 늦게 드려서 죄송하다고 해도 찡그리는 표정을 짓는 분이 한 분도 없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어 "외국인 고객들도 많이 오는데 취업 준비하면서 배워둔 중국어와 영어를 활용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며 "매일 출근길이 즐겁고 설렌다"고 덧붙였다.





제주=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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