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의 '상온 초전도체'를 구현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놔 학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출신의 핵융합 연구자이자 과학 인플루언서인 앤드루 코트(Andrew cote)가 해당 물질의 검증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가 크게 변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앞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 등이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달 22일 섭씨 30도에서 상온상압 초전도성을 갖는 납 기반 물질을 발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 물질을 'LK-99'로 명명했다.
LK-99는 현재 국제 연구진들이 그 물성을 검증하고 나선 상황이며, 미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 연구진은 LK-99의 제조 방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상온상압 초전도성에 대한 이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트는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LK-99가 실제 상온상압 초전도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엔지니어링 특성에 따라 인류의 경제는 세 갈래로 나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핵융합로 연구자인 그는 "초전도체도 두 가지 제한 사항에 따라 성능이 갈릴 수 있다"라며 "얼마나 많은 자기장을 물질이 견딜 수 있는지, 얼마나 많은 전류를 흘릴 수 있는지 등이다. 두 한계 중 하나를 초과하면 초전도체는 작동을 멈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LK-99의 성능은 해당 물질의 전자기장·전류 한계에 따라 나뉜다는 뜻이다. 다만 높은 전자기장은 높은 전류 흐름 없이는 성립 불가능하므로, 경우의 수는 총 3가지로 축소된다.
코트는 LK-99가 △낮은 전자기장·낮은 전류 흐름을 견딜 때, △낮은 전자기장·높은 전류를 견딜 때, △마지막으로 높은 전자기장·높은 전류를 견딜 때 따라 산업계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예측했다.
국내 송전선로. 만일 높은 전자기장과 전류 흐름을 감당할 수 있는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발명된다면 전기에 기반한 모든 공산품의 효율성을 배가할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첫 번째 시나리오인 낮은 전자기장·낮은 전류의 경우 LK-99의 유용성은 주로 컴퓨터 하드웨어, 휴대폰, 전자 센서 등 분야에 국한된다. 단 글로벌 전자 산업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예상되는 경제 가치는 약 1조5000억달러(약 1943조원) 수준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인 낮은 전자기장·높은 전류의 경우, 송전 산업 등 전력 공급 인프라의 효율성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코트는 그 경제 효과를 최대 2조달러(약 2591조원)로 추산했다.
마지막 시나리오인 높은 전자기장·높은 전류의 경우, LK-99는 전기로 작동하는 모든 산업을 송두리째 변화할 잠재력이 있다. 코트는 이 가능성에 대해 "최대 4조5000억달러(약 5830조원)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기초 산업을 혁신하고, 핵융합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실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LK-99가 실제 초전도체인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제적으로 높은 위신을 갖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론적 가능성을 검증했지만, 해당 시뮬레이션은 LK-99가 초전도체임을 입증하지 않는다.
코트 또한 "(LK-99는) 여러 실험,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시사하는 바가 있기는 하다"라면서도 "더 검증된 기관의 실험 결과를 확인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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