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는 표면과 대기권 상층부 코로나의 엄청난 온도 차이다. 코로나는 수소 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태양 중심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하지만 표면(섭씨 6000도)보다도 훨씬 뜨거워 온도가 무려 섭씨 100만도에 이른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태양 코로나를 가열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고에너지 자기장의 존재를 포착해 그동안의 의문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 연구팀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유럽우주청(ESA)과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발사한 태양궤도선(Solar Orbiter)의 극자외선 관측기(EUI)를 이용해 지난해 10월 태양 표면에서 고에너지 자기장의 연속적인 발생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같은 날 국제 천문학 학술지인 '천체물리학저널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EUI는 태양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극자외선을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연구팀은 태양 표면에서 넓이 약 1만km 규모의 빠르게 움직이며 소용돌이치는 자기파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고에너지 자기파가 코로나를 100만도까지 가열시킨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계산 결과 그만큼 엄청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태양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를 풀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지난 80여년간 태양 표면-코로나의 엄청난 온도 차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연구에 참여한 톰 반 도어셀러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 교수는 성명에서 "태양의 코로나가 자기장에 의해 가열되고 있다는 점점 더 많은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태양 코로나 고온 가열 현상의 비밀을 풀어줄 또 다른 실마리가 발견되기도 했었다. 2020년 7월 ESA는 태양 궤도선의 첫번째 관측 이미지를 공개하면서 태양 표면에서 폭발 중인 작은 불덩어리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작다지만 유럽의 한 국가 크기만 한 규모의 '캠프파이어(campfire)'가 태양 표면에서 수도 없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태양 표면이 언뜻 보기에는 조용해 보이지만 항상 작은 불꽃덩어리들이 폭발하고 있다는 뜻이다.
ESA가 2020년 2월 발사한 태양 궤도선은 태양에 근접해 극자외선을 포함한 모든 파장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지구의 천체망원경으로도 태양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지만 극자외선은 포착할 수가 없다. 지구 대기권이 필터 역할을 하면서 극자외선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ESA의 태양 궤도선은 섭씨 600도의 고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태양에서 약 4200만km 궤도를 공전하면서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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