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6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계는 연초 기준으로는 40조원대였고, 불과 이달 초에도 70조원대 초반에 머물렀다. 그런데 이달 중순 들어 주가가 급격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보름 사이에 시총이 2배 가까이 폭등했다. 국내 철강기업의 대표 격이던 포스코 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친환경 인프라 등으로 사업 저변을 넓히겠다고 밝히면서다. 상반기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이른바 '에코프로 형제'에 이어 이차전지 열풍을 이끌 차기 주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단기 주가 과열은 오래가지 못하고 조정받는 모습이다. 전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하루 만에 주가가 21.7%나 빠졌고, 포스코DX(-19.9%)·포스코스틸리온(-17.4%)·포스코엠텍(-16.4%)·포스코퓨처엠(-13.2%) 등 일제히 두 자릿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주사인 POSCO홀딩스도 지난 26일 장 중 76만4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았으나, 전날 고점 대비 약 22.3% 하락한 59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는 이미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섹터에 대한 과도한 수급 쏠림 피로도가 상당하다. 게다가 기업의 실적과 같은 정량적 지표와 관계없이 단기간에 수조원대의 변동성을 보이는 급격한 투자 과열 종목에 대해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차전지 관련 종목이 오를 대로 오른 만큼, 본격적인 차익 실현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관련주가 이틀 연속 급락한 반면 제약·바이오의 반등이 두드러졌고 반도체의 시세 주도권이 강화됐다"며 "개인 중심의 이차전지 차익실현에 따라 수급 왜곡 현상이 완화되면서 증시는 수급과 가격 측면에서 균형을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면서 턴어라운드 업종에 대한 기대가 더 큰 상황"이라며 "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은 반도체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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