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X' 트위터, 광고 단가 할인 제공"…광고주 끌어모으기

WSJ, 트위터가 광고주에 보낸 이메일 입수 보도
"일정 수준 이상 광고 안하면 공식 계정 인증 안해줘" 압박도

일론 머스크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상징인 로고를 '파랑새'에서 알파벳 'X'로 바꾼 직후 광고 단가를 할인하는 등 광고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트위터가 미국, 영국의 광고주들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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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트위터는 일부 영상 광고 게재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신규 계약을 맺는 경우 광고 단가를 50% 할인해주겠다고 광고주들에 제안했다. 트위터는 "이번 할인의 목표는 여자 월드컵과 같은 트위터에 중요한 시기에 광고주가 (광고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동시에 다음 달 7일부터 한 달간 최소 1000달러(약 128만원)의 광고를 게재하지 않거나 지난 180일간 6000달러 이상 광고를 트위터에서 진행하지 않은 광고주는 브랜드 계정에 공식 인증 마크를 달아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WSJ는 "SNS에서 공식 인증을 하는 건 많은 기업에 중요한 문제"라며 "(트위터 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초기에 일부 트위터 사용자가 그러했듯 가짜로 특정 브랜드의 계정을 흉내 내 마치 공식 계정인 것처럼 행동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 미국 제약사 엘리릴리인 척 한 계정에 인슐린을 무료로 배포한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된 적 있다.

트위터의 이번 결정은 머스크 회장이 트위터의 로고를 바꾼 시점과 맞물려 이뤄졌다. 전날 머스크 회장은 트위터의 로고를 파랑새에서 알파벳 X로 바꾸고 '슈퍼 애플리케이션(앱)'으로의 전환을 사실상 선언했다.


일론 머스크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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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 회장은 수익성 개선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계정 인증 서비스인 '트위터 블루'를 내놓고 검색량·게시물 열람 수를 제한하는 등 조처를 했다. 서비스 대부분이 무료로 제공되는 점에 문제가 있다며 SNS에 각종 제한 조치를 도입하고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전체 매출의 90%를 광고에서 창출한다. 광고 매출 회복 없이는 트위터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위터가 이번에 광고 단가는 할인하면서 공식 인증 마크를 위한 최소 광고 한도를 강조한 것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머스크 회장이 내놓은 일종의 '당근'과 '채찍'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회장의 트위터는 이전에도 광고주를 끌어모으기 위한 방책으로 광고 단가 할인 전략을 활용한 적 있다. 올해 초 트위터는 미국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을 앞두고 일정 금액 이상의 광고를 트위터에서 집행하는 광고주에 무료 광고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등 광고 관련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머스크 회장의 인수 이후 트위터는 광고 매출 급감을 피하지 못했다. 트위터에 올라오는 콘텐츠의 성격이 달라지고 서비스의 유료화 전환이 광고 노출을 줄이는 등 광고주에게는 타격을 주는 요소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머스크 회장은 최근 트위터의 광고 매출이 인수 이후 50%까지 떨어지고 현금 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광고 매출 급감으로 트위터의 브랜드 가치도 30% 이상 폭락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 회장은 조만간 현금 흐름을 '플러스(+)'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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