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최근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일부 당국자들의 우려가 전해졌다. 경기침체 없이 과연 임금과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둔화할 수 있을지를 두고 Fed 당국자들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Fed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이러한 당국자들의 우려를 보도했다.
WSJ는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Fed가 이번주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이후 다음 조치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일부 당국자들과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Fed가 금리를 더 인상하고 더 오래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25~26일 열리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시장은 이미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관건은 다음 회의인 9월 이후다. 현재 시장은 이달 한번의 추가 인상으로 Fed의 긴축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시나리오를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한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가 뚜렷한 완화세를 나타내며 '연착륙' 기대감이 커진 것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Fed 내부에서조차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갈 길이 멀다는 경계감이 일고 있다는 게 WSJ의 진단이다. 하버드대학의 경제학자인 카렌 다이넌은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긴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현재 추가 긴축 필요성을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몇 년 내 물가안정목표 2%로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임금상승 추세 등 노동시장이 과열됐음을 시사하는 지표들도 이어지고 있다. 그간 Fed는 긴축 사이클을 끝내고 금리 인하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추세 이하의 저성장, 노동시장 둔화가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WSJ는 "많은 경제학자는 강력한 임금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경기침체가 없을 경우 내년에 노동시장이 근원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25~26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98%대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인 5.25~5.5%가 된다. 이후 다음 회의인 9월에서 Fed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83%가량 반영됐다. 9월에도 추가 베이비스텝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은 15%대에 그쳤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관심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입에 쏠리고 있다. 이번주 FOMC 이후 9월까지 약 두 달의 텀이 있는 만큼 26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어떠한 단서를 내놓는지가 관건이다. 주 후반에는 Fed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도 공개된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4.2% 올라 직전 달(4.6%)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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