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탈락의 쓴잔'을 들이켰던 목동 신시가지 9단지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 재도전한다. 올해 초 규제완화에 힘입어 이미 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 12개 단지의 속도 경쟁에 이어, 9단지까지 추격하며 일대 재건축 열기가 뜨겁다. 여기에 손바뀜이 잦아지면서 가격까지 반등하는 추세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양천구청은 지난 15일 목동 9단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다. 목동 9단지는 1987년 7월 준공된 아파트로, 재건축 연한 30년을 훌쩍 넘었다. 최고 15층, 2030가구 규모, 용적률 133%로 조성돼있다.
이곳은 한 차례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탈락한 경험이 있다. 2020년 3월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았으나, 12월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에서 유지보수를 받으며 사업이 불발됐다. 당시 강화된 안전진단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초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재건축 불씨가 되살아났다. 안전진단 평가 시 구조안전성 비중이 50%에서 30%로 줄고, 주거환경 비중이 15%에서 30%로 높아졌다. 여기에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은 단지의 적정성 검토 절차까지 사실상 없어지면서 목동9단지가 재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현재 목동에서는 단지 간 재건축을 향한 속도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 중 9단지와 11단지를 제외한 모든 곳이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했고, 정비구역 지정을 위해 주민 동의서를 걷는 중이다. 빠른 사업 전개를 위해 신탁사를 끼고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도 있다. 목동 10단지도 최근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목동 14단지는 KB부동산신탁과 손을 잡았다. 목동 9단지의 경우에도 뒤처진 속도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5월 예비신탁사로 한국자산신탁을 선정했다.
재건축이 가시화하면서 이 일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거래량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신시가지 아파트가 있는 목동·신정동의 경우 매매건수가 1월 총 30건에서 6월 127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거래가 활성화하자 반등 거래도 속속 나오는 중이다. 목동 14단지 전용 55㎡는 지난 14일 11억1500만원에 손바뀜됐다. 올해 2월 9억2000만원까지 떨어진 가격이 4개월 만에 2억원 가까이 회복한 셈이다. 신속통합기획으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목동 6단지 95㎡는 지난달 30일 19억9000만원에 팔렸다. 이 역시 지난 2월 17억9000만원보다 2원 높은 가격이다.
목동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목동역 초역세권인 7단지의 경우 최근 74㎡가 20억원에 거래됐다"면서 "목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임에도 학군을 위해 진입하려는 실수요가 많은 곳이라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자 가격이 거래마다 오르고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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