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들이 사용하는 부동산중개플랫폼을 이용해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20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자신이 운영하는 부동산중개플랫폼에 전세 사기범들이 불법 임대 광고를 올리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Z 플랫폼 대표 A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터지고 있는 전세 사기와 관련해 경찰이 부동산중개플랫폼을 수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없는 임대인이나 부동산 컨설팅 업자가 Z 플랫폼에 올린 불법 광고물을 방치함으로써 이들이 전세 사기를 벌이는 것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Z 플랫폼에 총 8772건의 불법 광고가 게시됐으며, A씨는 이 중 16건이 매물이 전세 사기에 연루된 것을 알고도 방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방조로 인해 총 30억4000만원의 전세 보증금이 임차인들에게 반환되지 않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Z 플랫폼은 수도권에서 주택 1139채 전세 사기를 벌인 ‘빌라왕’ 김모씨 사건을 비롯해 다수의 사기 행위와 관련이 있다고 경찰은 파악했다. Z 플랫폼은 공인중개사와 컨설팅업자 등 부동산 관계자가 명함을 인증하는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으며, 회원 수는 3만5000여명이다. 이곳에 불법 광고를 올린 피의자 113명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월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A씨가 방조한 전세 사기를 포함해 Z 플랫폼을 통해 총 5123억원의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경찰은 "Z 플랫폼을 이용하는 선량한 공인중개사들이 전세 사기에 엮이지 않도록 이곳에 올라온 전세 사기 관련 게시글을 삭제하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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