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통신사들이 납을 사용한 유선 전화 케이블의 유해성으로 인해 곤혹스러워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해당 케이블이 이미 퇴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의 AT&T, 버라이즌, 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 루멘테크놀로지 등 통신사들은 과거 사용하던 납 피복 케이블을 방치해 환경 오염을 유발하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주가가 급락했다. AT&T의 경우 30년 만에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앞서 WSJ은 지난 9일 통신사들이 방치한 미국 전역의 납 피복 케이블이 토양과 물을 오염시키고,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보도했다. 통신사들이 납 피복 케이블의 유해성을 인식하면서도 막대한 비용 부담에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나단 채플린 뉴스트리트 리서치 연구원은 통신사들이 납 케이블을 제거하는데 590억달러(약 74조3990억원)가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유선 전화 케이블 외피를 납으로 만들었다. 이를 교체하지 않고 오래 방치해 문제가 생긴 것이다. 납 피복 케이블은 미국에서 1880년대에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 1950년대부터 단계적으로 사용을 중단했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까지 쓴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KT는 교체 작업을 거쳐 현재는 납 피복 케이블을 사용하지 않는다.
KT 관계자는 "미국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케이블의 납 외피"라며 "KT가 현재 사용하는 케이블은 외피가 폴리에틸렌(PE)으로 돼 있어 납 성분이 없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에서 1960~1980년대에는 납 케이블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모두 교체해서) 없다"고 말했다.
또 과거 사용하던 구리 선은 곧 사라질 운명이다. 현재 국내 유선 네트워크는 구리 선이 26%, 광케이블이 74%다. 정부는 과거 음성 전화 용으로 구축한 구리 선을 2026년까지 100% 광케이블로 전환해 네트워크를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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