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되던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론'의 힘이 약화하고 있다.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은 현재의 이재명 대표 체제로 치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민주당 대표 교체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는 정치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지난 13일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 이재명이 총선까지 당대표직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이낙연, 정세균, 김부겸 3명 중 누가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이재명 체제가 붕괴할 수 있을까"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 체제가 내년 총선 전까지 붕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 '뉴스라이브'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치를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 대표가 스스로 결단하지 않으면 물러나게 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체제에 대한 비판 여론과 관련해서는 혁신위원회 역할을 강조하며 답변을 갈음했다. 이 의원은 "혁신위가 이재명 체제 1년과 민주당이 도덕적 신뢰를 받지 못하고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판단하고 평가해야 문제점이 나올 것이고 그래야 무엇을 혁신할 것인가가 나오지 않겠나"라며 "김은경 혁신위가 그 문제에 대해서 천착하고 제대로 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질서 있는 퇴진론'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맞물려 있다. 이 대표가 지난 3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밝히자, 당 내홍과 관련해 이 대표가 책임지고 용퇴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당시 이 대표 퇴진의 적정 시점으로는 올해 초가을~연말 정도가 제시됐다.
이 대표는 지난달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며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에 나섰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 내부의 파열음이 커질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귀국 일성으로 "못다 한 책임을 다하겠다"며 정치 복귀 행보에 시동을 걸었고, 지난 5일엔 "민주당이 국민 기대에 많이 미흡하다. 진정한 혁신을 통해 국민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며 이재명 체제의 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도 내놨다.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던 비명(비이재명)계에선 분당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유쾌한 결별도 각오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분당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당 지도부는 이 의원의 발언을 해당 행위로 보고 엄중히 경고했지만, 당내 악재를 해결하고자 출범한 혁신위까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재명 체제에 대한 비판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만남이 미뤄진 '명낙회동'에서 나올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두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는 통합과 혁신 등 당내 현안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의 귀국에 "백지장도 맞들어야 할 어려운 시국이어서 모두가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며 원팀(One Team)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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