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역대급 엔저·초저금리에…日 고가 주택 쇼핑 나선 '큰손'

해외 부유층, 도쿄 부동산 투자 열풍
엔화 약세·초저금리에 中 대체 투자처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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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억만장자들이 일본 고급 주택 쇼핑에 나섰다. 엔화 약세와 초저금리 정책에 따라 해외 자산가들의 자금이 일본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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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최고층 빌딩인 도쿄 아자부다이 힐스의 펜트하우스가 최근 200억엔(약 1840억 원)에 판매됐다. 이는 일본 아파트 매매가 중 역대 최고가다.

현대 건축의 거장으로 불리는 쿠마 켄고 도쿄대 교수가 도쿄에 설계한 '더 기타'의 펜트하우스는 지난주 미화 5000만달러(약 650억원)에 팔렸다. 올해 2월에는 일본 최대 부동산 개발기업인 미츠이 후도산이 도쿄에 위치한 미타 가든 힐스의 방 3개짜리 아파트 1002가구를 가구당 5억9000만엔(약 55억원)에 분양하면서 도쿄 시내 신축 아파트 매매가(3월)를 1년 전 대비 두 배 정도(100%) 끌어올렸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세빌스의 테츠야 가네코 리서치 헤드는 "이 시장은 현재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태라 (상대적으로) 수요가 강력하다"며 "(해외) 입국자 유입과 국경 전면 재개방도 수요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가 주택의 주요 수요층은 일본의 40~50대 자산가와 해외 부유층이 꼽힌다. 특히 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부동산을 헐값으로 사들일 수 있어, 외국인들이 일본 부동산 시장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엔화는 달러당 140엔대로 2022년 1월 초(115엔대)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특히 일본은 싱가포르 등과는 달리,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다.


일본의 부동산 기업인 포스트 린텔 투자관리의 조이 양 이사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고액 자산가들은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피난처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을 주요 고객으로 둔 이 회사의 고급 주거용 부동산 거래는 최근 2년간 40%나 증가했다. 일본 부동산 센트럴 KK의 조 워드 최고경영자(CEO)도 "엔화는 더 싸졌고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과 홍콩의 정치 여건은 많은 사람이 돈을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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