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비공개 저녁 회동을 갖기로 하면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비명(비이재명)계' 계파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친명-비명'의 구심점인 두 대표가 당내 공존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은 주류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호남지역 기반이 당내 주류를 차지한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선 586세대가 결합한 형태로 바뀌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조사한 결과(6월19~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51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과거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광주·전라에서 민주당 지지도는 59.0%인 것으로 집계된다. 서울은 38.9%, 인천·경기는 48.1%였으며 호남지역과 반대로 '보수 텃밭'으로 간주하는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1.5%였다.
앞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호남 지역에서의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70~80%를 상회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텃밭인 호남 지지율 하락이 도드라진다. 이낙연 전 대표 시절 당의 주류 세력이 '지역' 기반이었다면, 이재명 대표가 당권을 잡은 이후 특정 연령층의 지지세가 뚜렷하다. 앞서 같은 조사에서 민주당은 40대에서 57.1%의 지지를 받았다. 인구수로 따졌을 때 40대(820만)에서만 400만명 넘는 지지 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당내 화합과 총선 승리라는 과제가 남았다. 40대 강성 지지층이 이재명 체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해도, 비명계 중심인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해야 할 과제가 있다.
그러나 이날 이 대표와 이 전 대표의 만남을 놓고서도 당 안팎에선 여전히 온도 차가 있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당의 단합, 혁신에 대해 (두 사람이)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다"며 "두 분께서 의견을 같이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지금 (두 사람의) 생각이 조금 다르지 않을까"라며 "내용적으로 기대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또다른 비명계 의원인 이상민 의원도 "당에 여전히 남아 있는 강성의 일그러진, 악질적인 팬덤 정치 문화를 개혁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해답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전후로 한 이 전 대표의 역할도 관전 포인트다. 공천 윤곽이 드러나는 올 연말 혹은 내년 초 당이 선대위를 꾸릴 때 이 대표가 이 전 대표를 중용할 가능성, 이 대표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라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경우 이 전 대표가 이 대표를 대신해야 할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공천권을 놓고 지분 협상 등도 주목된다"며 "(향후 각자의 정치적 가능성을 염두에 놓고)서로 이런 계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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