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대받은 프리고진 신경 쓰였나…푸틴, 잠적설 깨고 '셀카'

'잠적설' 푸틴 공식 행보…시민들과 악수·셀카
"이례적…'지지받은 지도자' 연출한 것" 분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잠적설'을 깨고 시민들과 만나 셀카를 찍었다.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 이후 수도 모스크바를 떠난 첫 공식 행보다.


28일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공화국에 있는 데르벤트에서 시민들과 만나 사진 촬영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28일 러시아 남서부 다게스탄 공화국에 있는 데르벤트에서 시민들과 만나 사진 촬영을 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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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관광 촉진을 목적으로 남서부 다게스탄 공화국에 있는 데르벤트에서 공식 연설을 진행했다. 연설을 마친 뒤 시민들과 만나 악수를 하고 사진 촬영을 하는 시간도 가졌다.

데르벤트는 모스크바에서 약 2000㎞ 떨어진 역사 도시로, 과거 페르시아와 아랍, 몽골 등이 번갈아 점령하면서 인종 구성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군사 전략적 가치가 높은 지역으로 거론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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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데르벤트 시민들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셀카를 찍기 위해 북새통이었다. 러시아 국영 TV는 시민들에게 둘러싸인 푸틴 대통령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진을 찍으며 슬며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한창 중에 푸틴 대통령이 거리에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자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암살 위협을 방지하기 위해 한화로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경호비를 쓰는 등 폐쇄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특히, 한때 최측근이었던 프리고진의 '1일 쿠데타'로 잠적설까지 거론된 뒤 첫 공식 행보였다는 점에서 더 주목된다. 외신들은 “(푸틴은) 드물게 사람들과 대화하고 악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지지받는 지도자’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격하며 환영받은 프리고진…푸틴 "국민 지지에 의심 없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며 러시아 시민들로부터 환영받는 프리고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를 떠나며 러시아 시민들로부터 환영받는 프리고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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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4일 프리고진이 쿠데타 직후 러시아 시민들로부터 열렬한 환영과 지지를 받는 모습이 전 세계에 중계된 것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바그너 그룹 차량이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를 지나가자 젊은 남성들이 도로로 나와 박수를 보냈고, 이들에게 왼손 엄지를 세워 보이는 여성도 포착됐다. 이후 반란을 멈추고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할 때도 현장에 모인 주민들이 프리고진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에 프리고진은 차창을 열고 주민들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실제로 이날 세르게이 멜리코프 다게스탄 공화국 정부 수장이 프리고진의 쿠데타에 대해 "다게스탄에서는 러시아 연방 지도자들의 결정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하자, 푸틴 대통령은 “다게스탄과 러시아에 걸쳐 어떤 반응이 나올지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며 러시아 시민들의 지지를 과시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27일 바그너 그룹에 지급된 자금과 프리고진의 케이터링 사업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해당 사업과 연관된 정부 및 군부 인사들이 처벌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피의 숙청'이 예상된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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