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원→2억원…음주운전 부담금 늘리자 사고 '뚝'

책임강화 이후 보험금 지급액 확 줄어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운전자가 최대 2억원까지 사고부담금을 내도록 책임이 강화된 이후,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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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손해보험사 12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 자동차보험 사고부담금 지급액은 대인 39억원·대물 44억원으로, 지난해 8월 대인 83억원 ·대물 84억원 대비 각각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해 7월 28일 음주운전·뺑소니·무면허 등 중대 법규 위반 사고에 대해 운전자 사고부담금이 대폭 상향된 이후 급감한 수치다.


사고부담금이란 중대 법규 위반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고를 낸 사람이 보험금 일부를 부담하도록 한 제도다.


기존에는 사고를 낸 사람이 대인 1000만원, 대물 500만원 한도로 자기부담금을 부담했다. 그러다 지난 해 7월 이후, 의무보험 보상한도 전액인 대인 1명당 1억5000만원(사망), 3000만원(부상), 사고 1건당 대물 2000만원까지 부담하도록 바뀌었다. 대인 대물을 합쳐 최대 1500만원에 불과했던 자기부담금을 최대 2억원까지 올려 13배 이상 책임을 강화한 것이다.

같은 기간 사고부담금 지급 건수도 감소해, 지난 해 8월 1618건이었던 대인사고 지급 건수는 올해 4월 1101건으로, 대물사고는 같은 기간 1990건에서 1499건으로 줄어들었다.


전체 대인사고 보험금 지급액에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부담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4%에 달했으나 꾸준히 줄어들어 2%대를 기록하다가, 음주운전에 대한 사고부담금 책임이 강화된 올해 4월에는 1.3%까지 줄었다.


무면허 사고와 뺑소니 사고에 대한 사고부담금 지급도 현저히 감소했다. 무면허 사고의 대인·대물 지급건수는 지난해 8월 968건에서 올해 4월 714건으로, 금액은 29억원에서 13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뺑소니 사고의 대인·대물 지급건수는 326건에서 170건으로, 금액은 14억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줄었다.


사고부담금 회수율은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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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고부담금에 대한 회수율이 낮아진 점은 문제로 지적됐다. 피해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의 경우 보험사가 먼저 피해자에게 지급한 뒤 사고부담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운전자(피보험자)에게 구상해 청구한다. 이 구상권 회수율이 계속 낮아져 5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구체적으로 음주사고 운전자에 대해 부과된 대인 사고부담금액의 2018년 회수율은 90.8%였지만 꾸준히 낮아져 올해 4월에는 38.9%까지 급감했다. 대물 사고부담금액에 대한 회수율 또한 2018년에는 93.9%에 달했으나 올해 4월에는 43.4%로 낮아졌다.


부담금이 대폭 강화되면서 사고를 일으킨 이들이 부담금을 납부하지 못하거나 혹은 납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해 최승재 의원은 "음주운전·뺑소니·무면허 등 법규 위반에 금융적인 제재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부담금을 더욱 강화해 음주운전을 근절하고, 회수율 또한 높일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 보험료 인하를 유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승재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음주운전 사고는 2018년 1만9381건에서 지난해 1만5059건으로 줄어들었고, 같은 기간 전체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8.9%에서 7.7%로 감소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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