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풀리자…섭씨 45도 메카에 160만 순례객 몰려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 메카 성지순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방역 규제 없이 치러져
질병청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주의" 당부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메카 성지순례(하지)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방역 규제 없이 치러진다.


25일(현지시간)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 일대에 해외 성지순례객 160만명이 도착했다고 발표했다. 성지순례부는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진행되는 성지순례에 160개 나라의 무슬림 20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사우디 당국은 성지순례객 수를 2020년에는 사우디에 거주하는 1000명, 2021년에는 6만명으로 제한했다. 또 작년에는 3년 만에 외국인의 성지순례를 허용했으며, 참석 인원을 100만명까지 완화한 데 이어 올해는 인원 제한을 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250만명이 넘는 성지순례객이 메카와 메디나에 모였다.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에서 전 세계에서 온 성지순례객들이 기도하고 있다.[사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대사원에서 전 세계에서 온 성지순례객들이 기도하고 있다.[사진출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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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 성지순례는 수시로 이뤄지는 '움라'와 이슬람력(曆·히즈라력)으로 12번째 달이자 마지막 달인 '두 알히자'의 8일부터 매년 정기로 치러지는 '하지'로 나뉜다. 메카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출생지다. 모든 무슬림은 건강과 재정 형편이 허락하는 한 적어도 평생 한 번은 하지에 참가해야 한다. 또 성지순례객은 빈부 차이를 보여주지 않기 위해 바느질하지 않은 흰 천을 둘러야 한다. 전 세계의 무슬림들은 하지를 일생일대의 소원으로 여기고, 오랜 시간에 걸쳐 하지 참가 비용을 모은다. 올해 성지순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화 6000달러(약 790만원) 정도가 든다.


현재 메카의 기온은 섭씨 45도까지 올라가 당국은 무더위로 인한 순례객들의 열사병, 탈수 증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 인력 3만20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지난 14일 이슬람 성지순례 시기를 맞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성지순례 참여 인원이 제한됐으나, 올해는 코로나19 공중보건 위기상황 해제와 각국 출입국 조치 완화에 따라 참가 인원이 늘어 메르스 감염 위험이 커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자는 현지에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하며 메르스는 낙타 접촉이나 먼저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이 주요 전파 원인이므로, 현지에서 생낙타유와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를 먹거나 낙타를 타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으며 진료목적 외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해야 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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