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청(ESA)이 22일(현지 시각) 놀랍도록 생생한 수성(Mercury) 이미지를 공개했다.
ESA와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공동으로 발사한 수성 탐사선 '베피콜롬보(BepiColombo)'은 지난 19일 3번째로 수성에 최대 236km까지 다가간 후 지나치는 접근 통과(Flyby) 비행을 실시했다. 그러면서 선체에 장착된 3개의 카메라를 이용해 바로 아래에서 자전하고 있는 수성의 모습을 포착했다.
베피콜롬보는 수성 표면 1789km 상공에 다가간 시점에서부터 접근 통과(Flybye) 후 33만1755km 떨어진 지점까지 가는 동안 총 217장의 사진을 찍었다. 다만 불행히도 베피콜롬보가 최근접했을 당시엔 수성의 밤에 해당되는 위치라 표면 촬영은 하지 못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자메이카 출신 영국 예술가 에드나 맨리의 이름을 딴 약 219km 폭의 '에드나 맨리 충돌구'의 모습이 담겼다. 또 약 10년 전 미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 메신저호가 촬영했었던 길이 약 600km의 지각 절벽 '비글 루페스(Beagle Rupes)'도 이번에 재촬영했다.
베피콜롬보는 2018년 발사됐지만 아직도 수성 궤도 진입을 위해 비행 중이다. 이번이 3번째 접근 통과로, 앞으로 3회나 더 수성을 지나쳐야 한다. 태양 궤도를 돌면서 지구ㆍ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속도를 조절해 오는 2025년 쯤 수성 궤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항해를 하는 이유는 수성이 태양에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베피콜롬보가 수성 궤도에 곧장 들어가려면 태양의 강력한 중력을 이겨내야 하는데, 수성은 지름이 약 4800km로 태양계 행성 중에 가장 작다. 달보다 약간 클 정도에 불과해 자체 중력이 약하다. 이에 따라 베피콜롬보는 지구ㆍ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태양의 궤도를 돌면서 경로를 조금씩 수정해 수성 궤도에 합류하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인 '중력 도움 비행' 방식을 택했다. 2021년과 2022년 이미 두 번의 접근 통과를 실시했다.
베피콜롬보는 수성에 도착한 후 두 개로 분리된다. ESA에서 제작한 수성행성궤도선(Mercury Transfer Module)과 JAXA가 만든 MMO(Mercury Magnetopheric Orbiter)로 나누어진다. 기본 임무는 수성 표면 촬영 및 자기장 분석이다. 베피콜롬보라는 이름은 이탈리아 과학자 주세페 베피 콜롬보에서 따왔다. 그는 1970년대 NASA의 매리너 10호 수성 탐사 때 최초로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중력도움비행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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