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다시 열린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를 계기로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이 재개 물꼬를 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과 다우드 알 그라이리 이라크 무역부 장관이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를 마치고 기자단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노경조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다우드 알 그라이리 이라크 무역부 장관은 2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9차 한-이라크 공동위원회'에서 "수일 내로 비스마야 사업 지연 문제가 해결돼 다른 프로젝트들과 함께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동남 측 일대에 주택 10만여가구와 사회기반시설(SOC) 등을 짓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가 14조원에 달한다. 한화 건설부문이 2012년과 2015년 각각 주택 건설과 SOC 건설 공사를 따내 진행했으나,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가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된 상태다.
알 그라이리 장관은 "비스마야보다 더 큰 주거단지, 신도시 사업도 발주할 예정"이라며 "공동위 성과를 바탕으로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도 "이라크 측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984년 처음 개최된 한-이라크 공동위원회는 이라크 정세 불안 등으로 2017년부터 중단됐다가 올해 6년 만에 재개됐다. 원팀코리아 수주 활동을 통해 원 장관이 양국의 정례화된 협력 플랫폼을 갖자고 이라크에 제안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날 양국은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 재개 외에도 △교통·인프라 양해각서 체결 △바그다드-서울 정책협력 양해각서 체결 △투자보장 협정 △이중과세 방지 협정 △에너지·석유화학산업 분야 협력 강화 △외교·법무·교육·문화예술 등 각 분양 양해각서 체결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라크 정부는 800개가 넘는 새로운 투자사업을 소개하며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대금 지급 불안정성 문제는 3년 치 예산을 개발 계획과 함께 확정 지으며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알 그라이리 장관은 스마트시티 분야를 언급하며 "한국 기업은 프로젝트 속도 등 약속을 준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라크에서 존재감을 더 드러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이라크 정부가 새로운 분위기에서 사업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며 "정부는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신용도를 높이고 위험은 분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실무적으로 현실성, 사업성 등을 따져 이라크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 기업은 카르발라 정유공장(현대건설), 알 포 항만공사(대우건설) 등 이라크 국책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3조3000억원 규모 바그다드 경전철 사업, 대우건설은 총 53조원을 투입하는 알포 신항만 사업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이에 원 장관은 해외건설 수주 목표 달성과 관련해 거시적인 안목을 요구하며 "올해 해외건설 수주 목표(350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상반기라는 한정된 기간에 실적을 급하게 따질 필요가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대형 수주 소식도 속속 들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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