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정원 축소'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공식화한 의원정수 축소에 대해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일제히 지원사격에 나섰고, 당론 추진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1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전원위원회 회의가 있었을 때 이미 최고위원회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된 바 있었고, 의원정수 축소를 제안하겠다고 김기현 당대표가 그 당시 최고위원 회의에서 얘기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최고위원들 지도부는 전체적으로 의견에 적극 동조했다”고 밝혔다. 의원정수 축소가 국민의힘 지도부 차원의 결정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정치 쇄신 과제 중 하나로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을 제시했다. 국회의원 정수가 현행 300명인 점을 고려하면 10%는 30명을 줄이자는 의미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선거제 개편 논의를 위한 국회 전원위가 열리기 전에도 의원정수 축소를 주장한 바 있다.
김 최고위원은 “사실 비례를 어디를 줄이겠다, 지역구를 줄이면 어느 지역구를 줄이겠다 이런 방식의 접근이 되면 사실상 의원정수를 줄이는 일이 굉장히 어려워지는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야가 합의를 진행하게 된다면 그 다음은 비례대표 축소, 그리고 일부 지역구에 대한 조정, 이런 일들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의원정수 축소에 힘을 실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에서 “국민들의 바람이 바로 국회의원 정수가 너무 많으니 줄여라, 국회의원들 왜 특권을 유지하느냐 불체포특권 버려라, 일반 국민들은 일하지 않으면 봉급을 받지 못하는데 국회의원은 잘못해서 도망가서 잠적해 놓고도 왜 보수를 받아 가느냐 등 이것들 고치라는 것이 국민들의 뜻”이라고 말했다.
‘중도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승부수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 사무총장은 “정치공학적으로 볼 일이 아니다. 그런 정치공학은 민주당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늘 바라고 국민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인데 이런 것들을 국민의힘의 단독으로만 할 수 없기 때문에 압도적 다수를 점하고 있는 민주당 측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국회 정개특위 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비례대표를 축소해 의원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만약에 현재대로 (준연동제를) 유지하거나 더 확대할 경우에는 오히려 비례를 더 늘려야 될 가능성도 있고 그렇지 않고 지난번 시행착오를 근거로 해서 연동제는 더이상 불필요하다고 결론 내려지면 비례 의석을 줄일 방안이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비례를 축소하거나 없애는 식으로 전체 의석을 줄여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의원정수 축소’를 국민의힘 당론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그는 “당론 채택은 당대표 소관이 아니라 원내대표 소관인데, 아직은 원내대표가 당론 채택을 위해서 의총을 소집하겠다든가 이런 공지는 없었던 상태”라면서도 “이 어젠다에 대해서 국민 여론의 지지가 상당히 높다는 측면하고, 또 우리 당내에서 아직 공론화는 안 됐지만 삼삼오오 대화를 나눠보면 공감을 가지는 의원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만약에 원내대표가 의총을 소집해서 토론에 부치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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