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100억' 강사 "MZ식 오마카세·호캉스, 나도 못 해"

수학강사 정승제 강의 중 발언 화제
"지금 SNS는 가식·박탈감만 부추겨"
"나 땐 가난한 시절에도 아기 낳았다"

인기 온라인 수학 강사 정승제가 국내 저출산 문제 심화의 원인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지목해 관심이 쏠린다. SNS의 과시 문화가 일반인의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한다는 지적이다.


'수학 일타강사' 정승제 관련 영상이 게재되는 유튜브 채널에선 14일 그가 강의 중 저출산 문제를 언급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정승제는 "호텔? 오마카세? 골프? 다 허세다"라며 "우리 때는 그런 단어가 없었다.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우리나라에 페라리가 한 대도 없었다. 그때는 다 못살았는데 아기는 많이 낳았다"라며 "지금은 다 잘 사는데 왜 아기를 안 낳을까. 그게 SNS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 강사 정승제 [이미지출처=유튜브]

온라인 강사 정승제 [이미지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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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제는 "(SNS의 문제는) 나보다 남들이 형편이 더 좋다고 착각하게 만든다"라며 "SNS 안에 들어있는 얼굴은 다 가식, 거짓이고 보통 찍을 때만 웃고 끝나면 시무룩해진다. 나만 불행한 것 같고, 나만 애를 잘 못 키우는 것처럼 만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NS를 보면 애들과 호텔에서 놀아주는 사진밖에 없다"라며 "(난) 아무리 벌어도 그렇게는 못 놀아준다. 하루 100만원이 넘는데 어떻게 놀아주나"라고 일갈했다.

누적 수강생 900만명 이상의 국내 최정상급 강사인 정승제는 고액 연봉으로도 유명하다. 지난달 JTBC 한 예능 방송에 출연했을 때는 자기 연봉에 대해 "100억원보다 위다"라고 언급한 적도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나오는 하룻밤 100만원짜리 호텔, 오마카세까지 먹으면 둘이 하루 200만원은 쓴다는 것"이라며 "SNS를 믿지 말자"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의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SNS에 진열된 삶은 일반인이 일상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괜히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과 박탈감만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도 자괴감만 늘어나는 것 같아서 최근에 인스타를 끊었다"라고 수긍했다.


'양육 부담감' 큰 한국 부모…평생 1명도 안 낳는다
서울 한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한 산부인과의 신생아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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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산율은 갈수록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3년 3월 인구 동향 통계에 따르면,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 출산율은 올해 1분기(1~3월) 기준 0.81명이었다. 부부가 평생에 걸쳐 아이를 채 1명 안 낳는 셈이다.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의 합계 출산율이기도 하다. 기존 최저치였던 지난해 1분기(0.87명)보다도 더 내려갔다. 국내 합계 출산율은 2019년 1분기 이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1.0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남녀 모두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금전적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인구보건복지협회가 만 19~34세 청년 10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출산 기피 이유 1위는 '양육비나 교육비 등 경제적 이유'(57%)로 꼽혔다. 뒤이어 '내 삶을 희생하고 싶지 않아서'(39.9%), '사회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어서'(36.8%) 순이었다.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려한 과시 문화'가 젊은 부모의 상대적 박탈감을 부추긴다는 주장과도 일부 관련이 있는 셈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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