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정책 변화 없이 기존의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문가 관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엔캐리 트레이드' 전략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태도로 인해 엔화가 캐리 트레이더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통화의 지위를 굳히고 있다"며 "이는 엔화 약세를 가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조달해 매도한 자금으로 고금리 통화를 운용하는 기법인 '엔캐리 트레이드'는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 주로 나타난다.
최근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통화 긴축이 맞물림에 따라 엔화는 주요 31개국 통화 중 마이너스 금리를 내는 유일한 통화로 지목됐다. 이는 엔캐리 트레이드로 이어지면서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행(BOJ)이 정책 변화 없이 몇 달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문가 관측이 나오자 '엔캐리 트레이드'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이에 엔캐리 트레이드의 지표로 평가되는 '일본 내 외국계 은행의 해외지사 대출 엔화 금액'은 2021년 말 이후 48% 증가해 4월 말 12조9000억엔(약 117조원)으로 집계됐다. 캐리 트레이는 2019년 말 이래 19% 수익률을 거뒀다. 이는 엔화를 사들여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달러와 파운드로 매수하는 방식이다.
7년째 유지하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엔캐리 트레이드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가 30개 통화의 3개월 국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엔화는 -0.4%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기 자금조달 통화인 스위스 프랑보다도 1.8%포인트 낮은 수치다. 엔화 조달 비용이 다른 해외 통화와 비교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일본 중앙은행이 당분간 통화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위험성 또한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블룸버그가 밝힌 경제 전문가의 절반 이상은 일본이 올해 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일본 통화 및 금리 전략 책임자인 슈스케 야마다는 "특히 변동성이 낮아지면 캐리 트레이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시장 참여자들은 일본에서 낮은 수익률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엔 환율이 최근 100엔당 92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역대급' 엔저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완전한 엔데믹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된 데다 휴가철이 다가오는 까닭도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928.63원까지 하락했다. 2015년 11월9일 923.33원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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