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 비판에 12장짜리 친전 돌린 박홍근… "혁신 노력 폄훼"

당내 친전으로 '입법 실패' 반박
박광온 사과에 "당혹스럽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에서 자신이 입법을 주도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으로 당내외 비판에 직면한 데 대해 의원들에게 장문의 친전을 보내 해명했다. 그는 혁신을 위한 문재인 정부와 국회의 노력이 폄훼당했다며,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사과에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박 의원은 12일 '오늘도 모빌리티 혁신법은 달리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A4용지 12장에 달하는 친전을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그는 "최근 타다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 이후 당 안에서도 느닷없이 반성과 비판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당시 당의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사회적 대타협의 도출과 해당 법률의 개정에 앞장섰던 저로선 더 이상 침묵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국회는 지난 2020년 타다 등의 차량 대여사업자의 운전자 알선 예외 규정을 엄격히 하고 플랫폼 운송사업자를 제도화하는 내용의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개정법은 11~15인승 차량을 빌릴 때 관광 목적으로 6시간 이상 사용하는 경우, 대여·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에만 사업자의 운전자 알선을 허용하도록 한다. 타다의 경우 관광 목적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에서 퇴출됐다.


하지만 지난 1일 대법원이 '타다' 전직 경영진의 무죄를 확정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입법이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도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과 여선웅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장 계산되는 표를 위해 국민 전체의 권익을 무시하고 기득권과 각종 협회의 눈치를 보면서 혁신 대신 규제를 선택한 결과, ‘타다 금지법’이라는 괴물이 탄생했다”며 “민주당이 ‘타다 금지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고 해도, 국민의힘 또한 그에 동조했던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양당을 비판했다.


이들은 “타다 금지법이 폐기돼도 다른 서비스가 대체돼 실효적으로 ‘타다’가 부활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잘못된 법을 만들었을 때 국회가 이를 고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면, 혁신 산업에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의원들을 상대로 '타다 금지법' 폐기를 위한 수정안을 발의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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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박 의원은 "타다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와 국회의 법률 개정이 혁신을 가로막았다고 시종일관 비판해왔다"라며 "이는 사실관계를 왜곡한, 매우 자기중심적이고 정치 선동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이어 "당시 여객운수법 개정은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 간의 사회적 대타협의 결과물이었고, 새로운 모빌리티산업의 혁신을 위한 법안"이라며 "단순히 택시와 타다의 경쟁에서 택시의 손을 들어준 것이 아니라, 타다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좀 더 나은 혁신 서비스들이 제도권 안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지적대로 '기사 딸린 렌터카'라는 타다의 서비스는 규제받지 않는 택시 영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며 "아무리 좋은 혁신이라도 규제의 예외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비판했다. 앞서 박광온 원내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타다의 승소가 국회 패소라는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라며 "민주당이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혁신성장을 키우는 비전을 제시하고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사실상 공개 사과를 했다.


박 의원은 "원내지도부까지 나서서 느닷없이 '타다 반성문'을 언급해서 당혹스러웠다"라며 "최근 당내 몇 분들의 주장은 저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문재인 정부와 국회의 노력을 일거에 폄훼하고 새로운 산업의 발목이나 잡는 집단으로 매도한 행위"라고 반박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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