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1분기 간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연체율이 급증하면서 실적 타격을 입었다. 트위터가 사옥 임대료 납부를 미룬 영향이 컸다. 시장에서는 골드만삭스의 대출 연체율 증가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내놨다.
11일(현지시간) 미국연방예금보험위원회(FDIC)의 보고서에 따르면 골드만삭스가 내준 전체 상업용 부동산 대출액 가운데 올 1분기에만 8억4000만달러(약1조865억원)가 연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61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 은행 업계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액(120억달러)은 30% 정도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골드만삭스의 대출 연체액이 대폭 커진 가장 큰 이유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의 연체 증가가 꼽힌다. 트위터가 지난해부터 연체한 임대료는 총 약 680만달러(약 88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부동산 회사인 컬럼비아 프로퍼티 트러스트는 트위터 본사를 포함해 총 7개의 부동산을 매입하고자 골드만삭스와 시티그룹 등을 통해 19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임차인들이 임대료를 연체하면서 17억달러 규모 부동산 채권에 대해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특히 컬럼비아 프로퍼티 트러스트는 트위터가 지난해 11월부터 사무실 임대료 13만6260달러(약 1억7000만원)를 미납하자, 제소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연체 증가에 대한 시장의 의견은 갈린다. 먼저 전체 대출액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큰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자체 통계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액은 전체 대출액의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의 투자금융 기업인 오펜하이머의 은행분석가 크리스토퍼 코토프스키는 "골드만삭스가 상업용 부동산에 상대적으로 적게 노출됐다는 것을 고려하면 부실 대출은 골드만삭스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골드만삭스의 연체율이 여타 경쟁사보다 높아,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금융 관련 데이터 회사인 뱅킹그랙데이터는 골드만삭스의 경우 자회사가 보유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10%가 연체되고 있는 데 반해 경쟁사의 연체율은 1% 미만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골드만삭스가 경쟁사와 비교해 대출 회수 위험도가 큰 기업들에 대출을 해준다는 점도 우려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주요 외신은 JP모건체이스와 씨티은행이 투자 부적격(정크) 등급의 차주에게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해준 비율이 각각 28%, 17%지만, 골드만삭스는 그 수치가 6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요 외신은 "골드만삭스는 다른 은행들보다 위험한 기업에 대출을 기꺼이 해주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골드만삭스가 더 많은 대출을 해주면 해줄수록 이들이 떠안게 될 잠재적인 손실 규모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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