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제철 음식인 다슬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사고를 당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겉으로 보기엔 얕은 수심이어도 갑자기 유속이 빨라지거나 수심이 깊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26일 강원 춘천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던 60대 남성이 숨졌다. 며칠 전부터 승용차가 주차돼있고 강에 작은 보트가 떠 있는 점을 이상히 여긴 시민의 신고를 받고 수색에 나선 경찰과 소방 당국은 1시간 만에 숨진 A 씨를 인양했다.
경찰은 A 씨가 다슬기 채취에 나섰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철에도 다슬기를 채취하다 사망한 사건이 여러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물에 빠졌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사망하거나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 평창군 평창강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다 물에 빠져 실종된 6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강 하류 쪽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가 하면 인근 홍천강에서도 다슬기를 잡던 남성(60대)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0년에는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리 인근 주천강에서는 남편과 함께 다슬기를 잡던 A씨(76)가 물에 빠져 사망했다. A씨는 물에 빠진 직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 등에 의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이들 대부분 다슬기가 나오는 계곡이나 하천에서 채취에 집중하다 물흐름과 깊이가 급격하게 변하는 곳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여름철마다 다슬기 채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다 보니 소방청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2020년 소방청이 낸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7~2019년) 다슬기 채취 관련 수난구조 출동은 142건이었다. 연평균 47건이며 월별로는 6월이 사망 20명을 포함해 4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7월 34건(사망 14명), 8월 31건(사망 9명)이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 22건, 충북 21건, 경기 18건, 경북 16건, 전남 10건, 전북 9건, 대전·충남 6건, 부산 1건 순이었다. 3년간 다슬기를 채취하다 목숨을 잃은 이도 52명에 달했다. 전국에 다슬기를 잡다 갑작스러운 수위 상승으로 사망한 사람이 한 해 17명 가까이 되는 셈이다.
소방청은 다슬기 채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 명 이상 함께 활동할 것 ▲음주 상태에서 채취 금지 ▲건강에 이상이 있을 시에는 물에 들어가지 않을 것 ▲구명조끼 및 미끄럼 방지 신발 등을 착용할 것 ▲낯선 곳이나 어두워진 시간대는 채취를 금할 것 등을 강조했다.
이외 물속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다리·팔·얼굴·가슴 순서로 물을 충분히 적셔야 한다. 미끄럼 방지 신발 등 안전장비 착용도 필수다.
소방청 관계자는 "다슬기 채취 사고는 대부분이 안전불감증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구명조끼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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