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당진·순천·순천단조·울산)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고 불법파견 규탄, 고용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올해도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경영계와 노동계 간 논의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높은 물가와 커지는 경기침체 우려 탓에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입장차가 어느 때보다 큰 가운데, 정부와 노동계의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어 논의가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오는 3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전체 조합원은 주·야 각 4시간 이상씩 파업에 들어가며, 파업 이후에는 지부별 결의대회에 참가한다. 수도권 지부 등은 당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총파업 대회를 연다.
정부는 노동계의 시위에 '엄정 대응' 원칙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에 이번 총파업에서 노동계와 경찰이 충돌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미 경찰은 기동부대에 장비 지원을 늘리며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노동계 역시 정부의 탄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이번 총파업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과 함께 최저임금 대폭 인상, 주 69시간제 등 노동 개악 폐기, 전방위적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번 총파업의 충돌 정도는 향후 최저임금 논의와 노동개혁 등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기 위한 제2차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동계는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물가 고통으로 최저임금을 충분히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경영계는 소상공인의 부담과 경기 침체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공공요금 인상, 물가 인상, 금리 인상으로 근로자뿐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전기·가스 등 물가지수가 지난해 동기보다 30.5% 상승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라며 "서민경제 파산을 막기 위한 해결책은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에는 최저임금 심의의 기초 자료인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 생계비'를 놓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최임위 생계비전문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근로자의 한 달 평균 생계비는 241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노동계가 요구하고 있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 250만8000원(시급 1만2000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은 비혼 단신 생계비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라며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의 근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기정 경총 전무는 해당 통계에는 고임금 계층의 소비지출까지 포함됐다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심의는 정책 대상인 저임금 근로자 계층의 생계비를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올해 심의는 기업의 지불 능력을 고려하고, 업종별 구분 적용도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차 전원회의는 다음달 8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선 최임위 심의 안건 중 하나인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놓고 노사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노동계는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선 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 중이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최근 정부와 노동계, 경영계의 입장차를 고려하면 합의가 쉽지 않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 2주간 근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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